서울아트시네마에서 일요일 저녁에 상영한 '석양의 무법자'를 뒤늦게 감상했다. 사실 세르지오 레오네의 작품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밖에 감상하지 못해서 다른 작품들도 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제서야 한 작품을 감상한 점은 반성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비록 늦게 감상한 영화이지만 한편으론 정말 감동적인 작품이어서 뒤늦게 감상한 보람이 남아 있었다. 또한 영화 처음부터 그 유명한 테마 음악이 '아아아~' 하면서 울려 퍼지더니 마지막 묘지 씬에서 흘러나오는 'The Ecstasy of the Gold'에 이를 때는 몸에 전율이 날 정도로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들이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너무 멋진 작품이어서 이렇게 주절거린다.
영화는 초반부 세 명의 등장을 'The Ugly (못난 놈)', 'The Bad (나쁜 녀석)' 그리고 'The Good (괜찮은 녀석)' 순으로 보여주는데,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물을 소개하고 그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반부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모습은 특별히 규정된 호칭과 달리 선과 악을 동시에 갖춘 무법자로서의 성격을 보여준다. 특히 'The Good' 블론디와 'The Ugly' 투코의 모습은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준다. 블론디는 전반부에서는 멀리 있는 줄도 맞출 만큼 뛰어난 총잡이로서의 모습은 보여주지만 왜 이 사람이 괜찮은 녀석인지에 관한 묘사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투코와 갈등을 일으킨 후 밧줄에 묶여있는 투코를 내버리고 홀로 떠나는 모습은 돈에 따라 친구도 저버릴 만큼 냉정한 무법자의 성격을 보여준다. 반면 투코의 경우 특유의 과장된 성호 긋는 행동과 우스꽝스러운 말투를 통해 못난 놈의 성격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악의 성격을 보여준다. 블론디의 배신으로 간신히 살아남은 투코는 돈으로 패거리를 만들어 블론디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한다. 천신만고 끝에 블론디를 붙잡은 투코는 자신이 겪은 방식 그대로 블론디에게 행한다.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 한가운데서 말라 죽어가는 블론디가 더러운 물을 먹으려는 것조차 방해하는 투코의 모습은 복수심에 불타는 인간의 악랄함이 느껴진다.
이처럼 영화는 서로 다른 성격을 갖춘 세 명의 무법자를 보여주지만 각각의 성격에 맞는 행동을 인물들에게 부여하기 보다는 돈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들의 다양한 특성과 성격을 보여줌으로써 물신주의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물신주의 풍조를 만든 것은 다름아닌 전쟁이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 싸워대는 전쟁 속에서 인간들이 살아갈 방법은 '선택' 밖에 없다. 투코가 수도원에서 신부가 된 자신의 친형과 만난 후 그의 무법자 생활을 비난하는 형에게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도사가 되거나 도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투코의 말은 왜 사람들이 무법자가 될 수 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자신의 목숨조차 유지하기 힘든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사람들은 남군과 북군 중 유리한 군세력을 선택해야 하며, 돈을 얻기 위해 사람을 살리거나 죽여야 한다. 세 인물들이 수지를 따져가며 서로 협력하고 배신하는 과정은 바로 생존을 위해 선택을 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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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디에게 복수를 하던 투코에게 의문의 마차가 나타나면서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유일하게 금화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던 빌 카슨이란 남자가 마차 속에서 살아남아 투코와 블론디에게 금화의 위치를 알려주게 되기 때문이다. 투코가 물을 구하러 간 사이에 금화가 숨겨진 위치를 블론디가 죽어가는 남자에게 듣게 되면서 투코는 금화를 위해 블론디에 대한 복수심을 접고 그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한다. 서로 경계하던 두 남자는 금화를 위해 협력하게 되고 함께 남군 복장을 착용하면서 금화가 숨겨진 묘지를 향해 길을 떠난다. 하지만 멍청한 투코의 실수로 그들은 북군의 포로가 되고 빌 카슨을 찾기 위해 북군에 입대한 엔젤 아이즈를 만나게 된다. 엔젤 아이즈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투코를 불러들이고 그에게 '음악 좀 듣겠나'라고 말한다. 이후 쓸쓸하면서 아름다운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울려 퍼지는데, 밖에서는 포로가 된 남군의 군인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동안 막사 안에서 금화의 위치를 알기 위해 엔젤 아이즈가 자신의 부하를 이용해 투코를 잔인하게 고문하는 모습을 통해 전쟁 속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인권유린의 현실을 보여준다. 바깥에서 연주하는 남군의 포로들은 자신들의 연주가 남군의 포로를 고문하면서 터져 나오는 소리를 막기 위한 일종의 방음벽 같은 것임을 알면서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쓸쓸하게 음악을 연주한다. 더욱 감정을 실어서 연주하라는 북군 관계자의 말에 따라 음악을 연주하면서도 고문받는 포로의 모습을 생각한 나머지 차마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못하는 남자의 얼굴은 연민과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블론디와 투코가 남군 복장을 입은 체 북군의 포로가 되는 모습을 통해 포로들을 학대하고 인간들을 잔인하게 고문하는 전쟁의 비열함을 보여주었다면, 북군에게 다시 붙잡힌 블론디와 투코가 북군에 자원입대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무의미한 전쟁 속에서 죽어가는 군인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또다시 포로가 된 블론디와 투코가 만난 북군의 총대장은 술에 쩔어 있다. 술을 마시면서 블론디와 투코에게 전황을 일러주던 대장은 자신의 군대가 남군과 싸우게 된 목적이 다름아닌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임을 알려준다. 다리 하나를 점령하라는 상부의 명령 때문에 북군과 남군의 병사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현실적으로 무의미한 다리를 점령해야 하는 것이다. 북군의 총대장은 항상 다리를 폭파시키는 꿈을 꾼다면서 차라리 저 다리를 폭파시킨다면 다리를 지킬 필요가 없으니 무의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을거라고 쓸쓸하게 읊조린다. '이렇게 무의미하게 죽은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라고 독백하는 블론디의 대사는 무법자들 마저도 몸서리칠 만큼 끔찍한 전쟁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후 포탄이 날라오면서 북군과 남군은 다리를 향해 돌진하면서 치열한 육탄전을 벌인다. 치열한 전쟁 속에서 중상을 입은 총대장을 본 블론디와 투코는 총대장을 위해 다리를 파괴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영화는 블론디에게 선한 인간의 감정을 부여하게 되는데, 죽어가는 북군의 총대장에게 술을 마시라고 권유하면서 귀를 기울이면 좋은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그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는다. 블론디와 투코는 잠시 전쟁이 소강상태에 이르자 그 틈을 틈타 폭탄을 설치해 다리를 폭파시킨다. 다리를 폭파시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목숨을 유지하던 총대장은 귀를 통해 다리가 폭파되는 음성을 듣고 기쁨의 미소를 짓는다. 무의미한 전쟁에서 해방되었다는 인간의 기쁨이 묻어나는 총대장의 마지막 미소는 군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전쟁 속에서 평화를 꿈꾸는 인간의 자유로 승화시킨다. 다리가 폭파된 후 남군과 북군은 서로 포탄을 쏘아댄 후 총대장의 소원대로 기지에서 철수한다. 블론디와 투코가 북군이 있던 지역에서 강을 건너 남군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죽은 청년들의 시체를 바라보는 모습은 전쟁이 남겨놓은 끔찍한 전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후 블론디는 우연히 폐허 속에서 죽어가는 남군의 청년을 만나게 되는데 그에게 자신의 망또를 걸쳐주고 자신이 피던 담배를 그에게 건네주면서 남자를 도와준다. 블론디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숨을 거두자 블론디는 자신의 망또를 그대로 덮어주고 대신 다른 망또를 어깨에 두른다.
총대장와의 에피소드 후 영화는 전쟁에서 벗어나 금화를 얻기 위해 서로의 목숨을 걸고 싸우는 세 명의 남자들의 결투를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블론디에게서 무덤의 위치를 들은 투코는 그를 배신하고 얼른 무덤을 향해 달려가는데, 줌아웃되는 카메라를 통해 투코 앞에 끝없이 펼쳐진 십자가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 속에서 희생된 인간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이후 그 유명한 'Ecstasy of Gold'가 울려펴지면서 음악의 제목 그대로 투코의 시선을 통해 금화를 찾으려고 발둥거리는 인간의 환각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는데, 투코가 무덤의 주위를 도는 과정을 1인칭으로 묘사하면서 아예 주변의 사물들이 보이지 않을 지경까지 이를 정도로 점점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이 끝나는 순간 흐물거리던 영상은 그토록 투코가 찾던 무덤을 향해 고정되는데, 투코의 표정을 클로즈업 한 후 무덤을 재빨리 파헤치려는 투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혼자서 황금을 차지하려던 투코는 그의 경쟁자인 블론디와 엔젤 아이즈가 다가오면서 물거품이 된다. 게다가 블론디가 알려준 위치마저도 사실은 가짜임이 드러나자 세 남자는 금화를 위해 결투를 하게 된다.
무덤들이 놓여 있는 평원의 가운데 있는 원형의 벌판 사이로 마치 삼각형의 꼭지점 처럼 위치해 서로를 경계하는 결투의 모습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점점 고조되는 음악과 함께 총을 향해 손을 다가가는 모습과 총을 발사할 대상을 고르는 인물들의 눈길을 익스트림 클로즈업 쇼트로 보여주면서 결투의 긴장감을 인상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이 끝나면서 총알이 발사된 후 세 명의 승부가 결정나게 되는데, 블론디가 엔젤 아이즈를 향해 총을 발사함으로써 그를 무덤 속으로 집어넣어 버리는 멋진 총솜씨를 발휘한다. 총을 연발하면서 엔젤 아이즈가 가진 총과 모자를 무덤 속에 넣어버린 블론디는 투코에게 무덤의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금화를 찾게 된다. 금화가 묻힌 무덤의 이름이 'Unknown'이란 점이 특징인데 수많은 이름 없는 젊은이들의 죽음을 상징하는 문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금화를 찾던 세 명의 결투가 블론디와 투코의 승리로 마무리 되려는 순간, 영화는 블론디의 배신을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투코에게 교수형 밧줄을 목에 매게 한 후 자신의 몫만 챙기고 말을 타고 사라지는 블론디의 모습과 점점 조여오는 밧줄의 공포 속에서 애타게 블론디를 부르는 투코의 모습은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긴장을 조여온다. 서서히 투코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잔인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던 영화는 블론디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총을 쏴 투코를 구출함으로써 인간의 선한 감정을 보여준다. 이후 영화는 인트로에서 보여주었던 인물 소개 방식으로 세 인물의 마지막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블론디에게서 지옥과 천당을 경험한 투코가 화를 내면서 '이 비열한 자식'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후 영화는 평원 속으로 말을 타고 사라져가는 블론디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보여주면서 마무리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돈을 챙기고 투코를 괴롭히는 블론디의 모습이 잔인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고조되는 투코의 죽음의 순간에도 불구하고 왠지 블론디가 투코를 살려줄지 모른다는 희망이 든 건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블론디의 선한 감정 일지도 모르겠다.
블론디와 투코가 남군 복장을 입은 체 북군의 포로가 되는 모습을 통해 포로들을 학대하고 인간들을 잔인하게 고문하는 전쟁의 비열함을 보여주었다면, 북군에게 다시 붙잡힌 블론디와 투코가 북군에 자원입대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무의미한 전쟁 속에서 죽어가는 군인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또다시 포로가 된 블론디와 투코가 만난 북군의 총대장은 술에 쩔어 있다. 술을 마시면서 블론디와 투코에게 전황을 일러주던 대장은 자신의 군대가 남군과 싸우게 된 목적이 다름아닌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임을 알려준다. 다리 하나를 점령하라는 상부의 명령 때문에 북군과 남군의 병사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현실적으로 무의미한 다리를 점령해야 하는 것이다. 북군의 총대장은 항상 다리를 폭파시키는 꿈을 꾼다면서 차라리 저 다리를 폭파시킨다면 다리를 지킬 필요가 없으니 무의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을거라고 쓸쓸하게 읊조린다. '이렇게 무의미하게 죽은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라고 독백하는 블론디의 대사는 무법자들 마저도 몸서리칠 만큼 끔찍한 전쟁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후 포탄이 날라오면서 북군과 남군은 다리를 향해 돌진하면서 치열한 육탄전을 벌인다. 치열한 전쟁 속에서 중상을 입은 총대장을 본 블론디와 투코는 총대장을 위해 다리를 파괴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영화는 블론디에게 선한 인간의 감정을 부여하게 되는데, 죽어가는 북군의 총대장에게 술을 마시라고 권유하면서 귀를 기울이면 좋은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그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는다. 블론디와 투코는 잠시 전쟁이 소강상태에 이르자 그 틈을 틈타 폭탄을 설치해 다리를 폭파시킨다. 다리를 폭파시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목숨을 유지하던 총대장은 귀를 통해 다리가 폭파되는 음성을 듣고 기쁨의 미소를 짓는다. 무의미한 전쟁에서 해방되었다는 인간의 기쁨이 묻어나는 총대장의 마지막 미소는 군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전쟁 속에서 평화를 꿈꾸는 인간의 자유로 승화시킨다. 다리가 폭파된 후 남군과 북군은 서로 포탄을 쏘아댄 후 총대장의 소원대로 기지에서 철수한다. 블론디와 투코가 북군이 있던 지역에서 강을 건너 남군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죽은 청년들의 시체를 바라보는 모습은 전쟁이 남겨놓은 끔찍한 전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후 블론디는 우연히 폐허 속에서 죽어가는 남군의 청년을 만나게 되는데 그에게 자신의 망또를 걸쳐주고 자신이 피던 담배를 그에게 건네주면서 남자를 도와준다. 블론디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숨을 거두자 블론디는 자신의 망또를 그대로 덮어주고 대신 다른 망또를 어깨에 두른다.
총대장와의 에피소드 후 영화는 전쟁에서 벗어나 금화를 얻기 위해 서로의 목숨을 걸고 싸우는 세 명의 남자들의 결투를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블론디에게서 무덤의 위치를 들은 투코는 그를 배신하고 얼른 무덤을 향해 달려가는데, 줌아웃되는 카메라를 통해 투코 앞에 끝없이 펼쳐진 십자가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 속에서 희생된 인간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이후 그 유명한 'Ecstasy of Gold'가 울려펴지면서 음악의 제목 그대로 투코의 시선을 통해 금화를 찾으려고 발둥거리는 인간의 환각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는데, 투코가 무덤의 주위를 도는 과정을 1인칭으로 묘사하면서 아예 주변의 사물들이 보이지 않을 지경까지 이를 정도로 점점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이 끝나는 순간 흐물거리던 영상은 그토록 투코가 찾던 무덤을 향해 고정되는데, 투코의 표정을 클로즈업 한 후 무덤을 재빨리 파헤치려는 투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혼자서 황금을 차지하려던 투코는 그의 경쟁자인 블론디와 엔젤 아이즈가 다가오면서 물거품이 된다. 게다가 블론디가 알려준 위치마저도 사실은 가짜임이 드러나자 세 남자는 금화를 위해 결투를 하게 된다.
무덤들이 놓여 있는 평원의 가운데 있는 원형의 벌판 사이로 마치 삼각형의 꼭지점 처럼 위치해 서로를 경계하는 결투의 모습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점점 고조되는 음악과 함께 총을 향해 손을 다가가는 모습과 총을 발사할 대상을 고르는 인물들의 눈길을 익스트림 클로즈업 쇼트로 보여주면서 결투의 긴장감을 인상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이 끝나면서 총알이 발사된 후 세 명의 승부가 결정나게 되는데, 블론디가 엔젤 아이즈를 향해 총을 발사함으로써 그를 무덤 속으로 집어넣어 버리는 멋진 총솜씨를 발휘한다. 총을 연발하면서 엔젤 아이즈가 가진 총과 모자를 무덤 속에 넣어버린 블론디는 투코에게 무덤의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금화를 찾게 된다. 금화가 묻힌 무덤의 이름이 'Unknown'이란 점이 특징인데 수많은 이름 없는 젊은이들의 죽음을 상징하는 문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금화를 찾던 세 명의 결투가 블론디와 투코의 승리로 마무리 되려는 순간, 영화는 블론디의 배신을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투코에게 교수형 밧줄을 목에 매게 한 후 자신의 몫만 챙기고 말을 타고 사라지는 블론디의 모습과 점점 조여오는 밧줄의 공포 속에서 애타게 블론디를 부르는 투코의 모습은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긴장을 조여온다. 서서히 투코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잔인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던 영화는 블론디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총을 쏴 투코를 구출함으로써 인간의 선한 감정을 보여준다. 이후 영화는 인트로에서 보여주었던 인물 소개 방식으로 세 인물의 마지막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블론디에게서 지옥과 천당을 경험한 투코가 화를 내면서 '이 비열한 자식'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후 영화는 평원 속으로 말을 타고 사라져가는 블론디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보여주면서 마무리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돈을 챙기고 투코를 괴롭히는 블론디의 모습이 잔인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고조되는 투코의 죽음의 순간에도 불구하고 왠지 블론디가 투코를 살려줄지 모른다는 희망이 든 건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블론디의 선한 감정 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