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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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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무법자'는 폭력과 살육으로 지배된 한 도시에 말을 탄 남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우물에 물을 떠먹던 남자는 건너편 집으로 건너가는 아이가 무법자들로부터 총으로 위협받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한 여인을 본 남자는 그녀를 못본 체 하고 여정을 떠난다. 이후 남자는 도시의 내부로 진입하게 된다. 종을 치는 사내는 말을 탄 남자에게 '이 곳에선 부자가 되거나 죽는 것 밖에 없다.'는 말을 남기며 그를 쫓아다닌다. 이후 남자의 말을 향해 무법자들이 총을 쏴대는 바람에 간신히 몸을 피한 남자의 모습을 본 종치는 사내는 당신은 부자가 되기는 글렀다고 빈정거린다.

영화는 술집의 노인의 대사를 통해 마을이 이토록 무법자들의 천국이 되었는지를 묘사한다. 그는 로호 세 형제와 벡스터 집안이라는 두 집단으로 나누어진 갱 집단 덕분에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체 숨죽여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일하는 사람이 관을 짜는 노인이라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통해 영화는 무법자들의 천국이 된 덕분에 죽어 있는 마을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인 남자는 전형적인 서부극의 영웅과는 다른 인물이다. 그는 정의감에 총을 사용하면서 무법자들과 대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혼란한 상황을 이용해 영리한 머리를 사용하면서 무법자들과 협력하고 자신의 부를 톡톡히 챙긴다. 노인에게서 마을의 실세가 두 세력으로 나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남자는 그에게 부자가 되러 일하러 간다는 말을 남긴 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벡스터 집안의 무법자들을 죽인 남자는 이걸 이용해 로호의 갱단에 들어와 그들과 협력하는 척한다. 로호 형제의 대화를 통해 멕시코 기병대가 올 때까지는 조용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남자는 기병대를 추적하면서 그들이 남긴 말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멕시코 기병대가 로호의 두 번째 동생인 라몬의 계략에 의해 학살되는 모습을 지켜본 남자는 이 상황을 이용해 한 몫을 챙기기 시작한다. 남자는 일부러 두 구의 군인 시체를 끌고와 묘지에 남긴 후 로호 집안과 벡스터 집안을 오고 가며 그들의 의심을 부추기면서 자신의 몫을 챙긴다. 이후 벡스터 집안의 장남이 인질로 잡히자 남자는 라몬이 아끼는 마리솔이란 여인을 붙잡아 벡스터 집안에 넘긴다. '이제 곧 있으면 당신은 부자가 되겠군.'이라고 말하는 벡스터 부인의 말에 남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질로 붙잡힌 벡스터 집안의 장남인 안토니오와 라몬이 아끼는 마리솔이 서로 교환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 돌발상황이 남자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영화 초반부에서 갱들에게 협박을 받던 아이는 마리솔을 향해 달려간다. 라몬을 향해 이동하던 마리솔은 아이를 껴안으면서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노인에게서 아이가 마리솔의 자식임을 알게 된 남자는 마리솔에게 어서 당신을 찾는 라몬에게 가라고 소리치고 그녀를 애타게 그리워 하는 아이와 마리솔의 남편에게 어서 이 곳을 떠나라고 협박한다. 남자는 라몬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그의 환심을 사게 되지만, 돈에 집착하는 남자의 모습을 본 술집 주인은 침을 뱉으며 그를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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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nio Morriconne - A Fistful of Doll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