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art ::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 (奈良美智との旅の記錄,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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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표정의 어린 여자아이 그림으로 유명한 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 1959 ~)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2005년에 서울과 요코하마, 런던, 뉴욕, 방콕 등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이루어졌던 전시들과 2006년 초 작가의 고향인 히로사키에서의 <A to Z> 대규모 전시까지, 작업 과정과 인터뷰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들을 원래 좋아하시거나 유사한 분야에 계시는 분들에게는 필견의 작품이겠지만, 저와 같이 평소 작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몰랐었고 소설가인 '요시모토' 바나나와 이름을 헷갈리기까지 하는 정도의 관객들에게는 이게 과연 볼만한 영화인지 아니면 오직 '팬들에게만 유효한' 썰렁한 기록물인지를 미리 가늠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 때문에 보러가기 직전까지도 상당히 망설여야 했습니다. 다른 약속이라도 갑자기 생기면 냉큼 도망가려고 예매조차 하지 않고 갔었어요. 어쨌거나 저는 결국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을 보게 되었고, 그래서 이런 관람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만족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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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들과 최근 2년에 걸친 여러 전시 활동들을 소개하는 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의 과정 속에 있는 작가 개인의 삶을 통해 관객이 자기 스스로의 모습을 투영해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까지 제공합니다. 이는 나라 요시토모라는 작가가 스스로에 대해서나 자신의 작품 활동에 대해 매우 솔직한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다른 좋은 다큐멘터리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나라 요시토모의 삶과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분석하거나 단정하려 들지 않고 그저 '동행'하는 정도의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관객 스스로가 '그들 각자의 나라 요시토모'를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DVD로 상영되는 '캠코더 다큐'인데다가 일견 어수선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결코 서툰 연출과 편집 솜씨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대단원을 장식하게 될 <A to Z> 전시의 오프닝 준비 장면에서 시작되어 1년 전의 순회 전시 시점부터 거슬러 올라오다가 영화 말미에 이르게 되면 다시 <A to Z> 전시로 오게되는 식의 전체적인 구성에서 나름의 짜임새가 느껴지더군요. 특히 2005년 서울 전시에서 만난 세희라는 한국인 소녀와의 교류는 영화 초반에 너무 일찍 등장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가슴 뭉클해지는 에피소드였는데, 1년 뒤 요코하마에서의 <A to Z> 전시에 세희가 방문하고 두 사람이 재회하는 모습을 슬쩍 보여주었던 것이 꽤 멋진 마무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적절한 자막과 나레이션(미야자키 아오이), 그리고 배경 음악의 사용이 은근히 세련된 느낌을 더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원재료는 나라 요시토모와 주변 인물들이 제공하는 것이지만 거기에서 의미있는 것들을 취사선택해낸 사카베 코지 감독의 색깔이 참 마음에 듭니다. 예를 들어 graf의 멤버로서 나라 요시토모와 '작은 방' 만들기 작업을 계속해온 토요시마 히데키가 후반부에 운전을 하기 위해 안경을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원래 시력이 0.1이다. 평소에는 흐릇하게 보이는 것이 알맞다."고 대답하더군요. 아니 이거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2007) 에서나 나왔음직한 대사 아닙니까? 이와 같이 인상적인 대화나 순간들을 잘 살려내는 편집이 곧 다큐멘터리를 단순 기록물에서 영화 예술로 바꿔주는 분기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정말 다녀와볼만한 좋은 여행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 첫 영화 관람이었는데, 저는 운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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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어지 / 영화 @ theater / 2009.01.0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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