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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 대니 보일 감독, 2008)



- 짧게 설명하면: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음악과 영상의 완벽한 조화! 하지만 그렇게까지 극찬을 받을 영화인지 의문이 가는 것도 사실.

- 길게 설명하면: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을 석권해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평범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대니 보일 감독의 연출 솜씨가 돋보이는 영화다. 사랑을 위해 퀴즈쇼에 참가한 가난한 소년이 우여곡절 속에 꿈을 이룬다는 익숙한 스토리는 시간을 넘나드는 플롯으로 인해 긴장감을 자아내고, 여기에 대니 보일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28일 후..>에서 호흡을 맞췄던 안소니 도드 맨틀 촬영감독의 개성 넘치는 영상, 그리고 인도 출신 작곡가 A.R. 라흐만의 리드미컬한 음악이 더해져 영화는 생동감으로 넘쳐나고 있다. 기쁨과 슬픔, 웃음과 감동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무난한 방식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만족시킬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영화다.

- 그럼에도 부연하면: 사실 왜 서양의 평론가들이 이 영화에 그런 극찬들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물론 대중영화의 틀 안에서 최대한의 미학적 성취와 동시에 영화적 재미를 균형있게 담아낸 대니 보일의 연출력은 인정할 만 하지만, 그럼에도 이토록 무난하게 감동을 만들어내는 영화를 최고라고 치켜세우기에는 글쎄... 하지만 확실한 것은 대니 보일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통해 대중영화 작가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것. 솔직히 음악과 영상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몇몇 장면들은 <트레인스포팅>의 전율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언제 관객을 웃고 울리게 하고 감동을 느끼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재능이지 않을까. 그래서 이 영화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낸 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