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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Son Of Rambow / 가스 제닝스 감독, 2007)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은 유년 시절의 순수함으로 채색된 동화적 상상력과 유머가 돋보이는 영화다. 단순한 성장드라마로 머무를 법한 영화는 80년대 문화에 대한 열정을 뜨겁게 발산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디페쉬 모드’ ‘큐어’ ‘듀란 듀란’ 등 80년대 영국을 풍미했던 신스 팝과 뉴웨이브 음악, 그리고 거기에 걸맞은 형형색색의 패션은 영화의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요소들이다. 80년대에 10대 시절을 보낸 가스 제닝스 감독은 그 시절에 대한 정감어린 향수를 통해 관객 역시 추억의 아련함에 빠져들게 만든다. 누구나 그 시절에는 우상을 원하던 것처럼, 영화 속 아이들 역시 자신들의 우상을 찾기 위해 열심히 영화를 만들며 그렇게 성장해간다.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을 통해 가스 제닝스 감독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단지 원작의 깜냥만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