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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home

마음의 고향 (Places In The Heart, 1984)


1935년의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마음의 고향'은 한 여인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려는 여인의 강인한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한 가족의 식사 장면을 통해 보안관인 남편에 맞춰 살아가는 에드나의 수동적인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술에 취한 흑인 아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남편은 자리를 박차고 일을 하러 나간다. 에드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을 배웅하지만 그것이 살아 있는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 된다. 술에 취한 아이가 발사한 총알로 인해 에드나는 졸지에 과부가 된 것이다.

남편이 살아있는 동안 그저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고 집안 살림을 하는 데 익숙했지 어떻게 해야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조차 해보지 않은 그녀로서는 앞으로의 삶이 막막하게 느껴질 뿐이다. 게다가 에드나의 집을 찾아온 은행원의 통고는 그녀를 충격에 빠뜨린다. 남편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은행에 빌린 돈을 상환하지 않으면 집을 팔아야 할 처지가 된 에드나는 일거리를 찾으려 하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다. 미장원을 운영하는 여동생인 마가렛의 눈치를 보며 일자리를 구하려 하지만 그녀 역시 간신히 살아간다는 사실을 아는 에드나는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에드나의 집을 찾아온 떠돌이 흑인이 그녀의 집 앞에 있는 땅에 목화를 키운다면 괜찮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을 일꾼으로 써달라는 부탁을 한다. 낯선 흑인을 경계하던 에드나는 모지스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이후 절도죄로 붙잡힌 모지스를 만난 에드나는 그를 용서하고 목화를 키우자는 제안을 실행하기로 결심한다. 상거래에 전혀 익숙하지 않던 에드나는 모지스의 도움으로 목화씨를 구입하고 땅을 갈구며 목화를 키운다. 한편 곤경에 처한 교인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찾아온 은행원은 전쟁으로 실명한 자신의 동생인 윌을 하숙인으로 받아줄 것을 요청한다.

에드나의 집에 함께 살게 된 모지스와 윌은 경제적인 목적을 위해 함께 살게 된 사람들이지만 한편으론 백인 남성들이 지배하던 미국 사회에서 소외받고 차별을 당한 여성과 흑인 그리고 장애인을 대표하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서로 다른 각자의 개성으로 인해 충돌하기도 하지만 점점 상대방에 대한 호의를 깨달아가며 함께 성장해 간다. 에드나는 남편의 말에 순종하며 살아가던 연약한 여성이었지만 흑인인 모지스의 도움으로 홀로 상거래를 해낼 정도로 능동적인 여성으로 변화된다. 윌은 자신의 물건을 건드리는 아이들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에드나의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는 마음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태풍이 닥쳐올 때 에드나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는 윌의 모습은 에드나의 가족을 자신의 가족처럼 받아들이는 윌의 변화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태풍이 닥쳐온 후 목화값이 폭락하면서 에드나는 좌절할 위기에 처하지만 목화를 가장 먼저 수확한 농가에게 상금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일어선다. 목화 수확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가진 모지스는 에드나의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지만 자신의 가족에게 닥쳐온 현실을 극복하려는 에드나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목화를 가장 먼저 수확하기로 결심한다. 에드나와 어린 두 자식 그리고 모지스는 목화를 수확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손이 까지는 아픔을 감수하고 발이 말이 듣지 않아 땅을 기어가면서까지 목화를 수확하는 에드나의 모습은 가족을 위해 모든 아픔을 인내하는 어머니의 강인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