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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멘탈 (精神 / 소다 카즈히로 감독,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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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당신은 충격에 빠질지 모른다. 코랄 오카야마 정신건강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이 직접 들려주는 각자 나름의 사연들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가 묵묵히 담고 있는 자살충동과 조울증, 섭식 장애와 환청 등 상담소를 찾는 이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 그리고 이들의 상처를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야마모토 박사와 상담소 직원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어느새 이들 역시 보통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멘탈>은 정신병을 겪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과연 평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를 당신에게 묻는다. 그저 이들은 곪을 대로 곪은 마음속 상처를 더 이상 견뎌내지 못했을 뿐, 상처의 원인인 고독과 불안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임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삶은 한 번 포기하면 끝나버리는 일직선이 아닌, 언제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돌고 도는 원과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 자신의 마음속 상처에 대해 그리고 남에게 준 상처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GOOD: 건강한 정신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 힘든 현대 사회. 그렇기에 서로 부대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진리.

BAD: 극히 사실적인 연출로 담긴 화면을 135분 동안 지켜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

- 2007년 발표한 <선거>를 통해 자신만의 다큐멘터리 스타일인 ‘관찰 영화’를 선보인 소다 카즈히로 감독은 두 번째 인간 관찰 영화인 <멘탈>에서 극적 구성이나 연출을 제외하고 있는 그대로 담아낸 현실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발견하고자 했다.

- 학창 시절 과도한 스트레스로 탈진증후군을 겪었던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멘탈>은 2004년 코랄 활동 회의가 감독의 제작 요청 제안을 수락하면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 2005년 가을과 2007년 여름에 일본 오카야마 전역과 코랄 오카야마 정신건강 상담소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3일 동안의 촬영기간 동안 17시간 분량의 필름을 촬영한 소다 카즈히로 감독은 10개월 동안의 편집 작업을 거쳐 영화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 2008년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멘탈>은 <워낭소리>와 함께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에 해당하는 메세나상을 공동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