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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George Winston - Love Will Come: The Music of Vince Guaraldi Volume 2


조지 윈스턴의 'Love Will Come'은 미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인 찰리 브라운의 배경음악을 담당했던 빈스 과랄디(Vince Guaraldi)의 음악을 재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사실 조지 윈스턴은 이전 앨범인 'Linus & Lucy' 에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을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 역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그에 대한 애정을 앨범으로 표현하고 있다. 앨범의 부클릿에 적혀 있는 영어 글을 형편없는 독해력으로 대충 훝어보니 그가 처음으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을 접한 것은 TV에서 방영한 찰리 브라운의 배경음악에 쓰인 재즈 곡이었다고 한다. 원래 조지 원스턴은 오르간 연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71년 이후 피아노 솔로 연주로 자신의 진로를 바꾼 과정에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이 그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고 한다.

조지 윈스턴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해서 그의 피아노 연주의 특성을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내가 흔히 생각하는 조지 윈스턴의 음악은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곡이다. 조지 윈스턴을 생각하면 그의 대표적인 'December'처럼 자연주의적이고 서정적인 음악을 떠오르곤 하는데, 'Love Will Come'은 이런 서정적인 분위기보다는 재즈 피아노의 음악적 특성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첫 곡인 'Time for love'부터 시작되는 그의 음악은 깔끔하면서도 리듬감있는 피아노 연주가 주를 이룬다. 특히 두 번째 곡인 'It Was A Short Summer, Charlie Brown'은 빠른 속도감으로 이루어진 음계의 변화 그리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 건반 연주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면서 리듬감을 주고 있으며, 네 번째 곡 'Woodstock'은 발랄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다가 무거운 음계로 전환되면서 속도감과 긴장감을 주는 피아노 연주를 들려준다.

하지만 조지 윈스턴 특유의 서정성이 느껴지는 피아노 연주로 이루어진 곡을 통해 그만의 개성이 여전히 존재함을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여섯 번째 곡인 'Room At The Bottom'은 차분하면서도 조용한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인데, 그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쓸쓸한 분위기를 전달해준다. 특히 차분한 피아노 연주 속에서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Love Will Come', 쓸쓸하게 내려앉듯이 연주되는 피아노 음계가 특징인 'Rain, Rain, Go Away'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그리고 'Room At The Bottom'을 보다 재즈적으로 해석한 듯한 곡인 'Love Will Come 2'를 통해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피아노 연주를 들려준다.

조지 윈스턴의 신작인 'Love Will Come'을 들으면서 오랫만에 리듬감 있으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피아노 곡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빈스 과랄디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조지 윈스턴의 곡들을 듣다 보니 그의 곡들이 원곡과 달리 어떤 점을 달리했고 재해석했는지 알지 못한 상태로 피아노 연주를 감상했다는 점이다. 빈스 과랄디의 음악에 익숙했다면 조지 윈스턴의 신작을 더욱 풍부하게 받아들였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4년만에 돌아온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연주는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피아노 곡 연주의 특성 상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은 질리는 감도 없지 않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한 재해석과 자신의 애정이 담긴 앨범답게 부족한 점이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