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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 위저드 베이커리 - 구병모


위저드 베이커리


물품명 : 위저드 베이커리. 251쪽. 구병모
성분 : 마법사 점장, 파랑새 소녀, 말더듬이 '나', 위저드 베이커리, 어두운 사회, 인간의 욕망.
상세 정보 : '완득이'에 이어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매끄러운 문체와 신선한 소재로 읽는 재미를 드립니다. 위저드와 빵집의 궁합이 아주 잘 맞아 좋습니다. 청소년 문학이면서 판타지 문학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랍니다. 두가지 결말을 제공합니다.
사용 시 유의사항 : 표지에 속아 소녀감정의 샤방샤방함을 기대하진 마세요. 생각보다 잔혹한 사건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달콤한 빵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흑마법도 등장하니 읽는 재미는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착하지 않은 청소년 소설이라는 점은 꼭 기억하세요.




책은 쉽게 읽힌다. 문체도 매끄럽고 문장도 깔끔하다. 이야기의 소재도 신선하고 억지스럽지 않다. 책의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은 편이니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을 읽다가 몇번이고 책 표지를 확인했다. 소녀감성 물씬 풍기는 디자인을 한 책 속에 잘도 이런 내용을 넣어 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법사와 빵집. 판타지 스럽고 말랑말랑한 내용이 담겨 있을 것 같은 책은 어두운 사회를 담아내고 있었다. 동화가 아닌 삶에서 행복하지 못하게 사는 사람들의 욕망에 대해 이 책은 말한다. 같은 반의 공부는 잘하지만 얄미운 친구를 골탕먹이고 싶은 욕망, 짝사랑하는 남자가 날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욕망, 정말로 지긋지긋하게 싫어 하는 사람을 저주하고픈 욕망, 과거의 선택을 번복하기 위해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망. 사람들의 욕망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빵을 통해 해소되는 듯 하지만 마법의 힘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자신을 괴롭힌다. 즉, 마법을 사용하는 행위로 인한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 사용해야 된다는 것. 세상엔 공짜란 없으며 모든 것은 등가교환이라는 진리가 숨어있다.


도망치고 싶은 현실에서 벗어나 과거로 돌아가 다시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단, 과거로 돌아가게 되면 지금까지의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지만 똑같은 삶을 반복 재생할지도 모른다. 혹은, 더 끔찍한 현실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타임 리와인더 쿠키'는 이런 딜레마를 안고 있다. 지금의 로운 현실에서 도망칠 수 있지만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른다. 기억도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삶과 과거의 삶의 비교란 없다. 사람은 비교를 통해서만 행복과 괴로움을 느낀다. 고로 '타임 리와인더 쿠키'는 현실을 도피하고픈 사람들에게 순간적인 도피처가 될 수는 있어도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마지막의 작가는 두가지 결말을 보여준다. 하지만 확실히 한쪽 결말에 더 무게중심이 가있다. 그 결말을 통해 작가는 말한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회피하기 보다는 견뎌 내라고. 맞서 싸우고 헤쳐나가지 않더라도 단단하게 버텨내고 통과하는 것이 바로 더 나은 삶이 된다고 말이다.


마법사 점장과 배선생의 캐릭터는 좋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완성도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너무 어두워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 점도 100% 만족할 수 없는데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래도 그런 부족함을 메울 정도로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아이디어는 반짝반짝 빛났다.



덧, 책 속에 등장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http://wizardbakery.com을 접속하면 작가의 블로그로 들어가진다. 책에 관련된 이야기 보다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다. 궁금한 사람은 방문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