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 theater

땅의 여자 (Earth's Women, 2009)

'땅의 여자'는 대학 시절부터 농민으로서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귀농한 세 여성의 일상을 담은 다큐영화이다. 영화는 마치 한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면서 세 여성이 농촌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음으로써 그들의 삶을 가깝게 느껴지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도시에서 농촌의 향수를 느끼며 귀농하는 농민들과 달리 '땅의 여자'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은 대학 시절부터 농촌 속에서 농민 운동을 실천하겠다는 신념적인 성향이 강한 동기가 있다. 그래서 그들이 농사를 지으면서도 틈틈히 농민회 활동이나 공부방 운영 등 농민 운동을 병행하는 모습을 보면 농촌의 미래를 위해 활동하는 여성들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하룻동안 농사 활동을 하는 틈 사이에 농민회 활동을 하다보니 세 명의 여성 모두 농사 활동과 농민회 활동을 병행하면서 갈등을 겪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수확을 그만두고 여성 농민회 활동에 참가하려는 소희주 씨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남편의 모습, 귀농한 이후 농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체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는 변은주 씨의 모습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 두 역할을 두고 어려움을 겪는 여성 농민의 삶을 보여준다. 특히 세 명의 여성 농민 중 강선희 씨의 모습은 한 남성의 아내로서의 역할과 농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운동가로서의 역할 사이의 갈등을 잘 보여준다.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남편을 간호하면서 공부방을 운영해 아이들을 교육하는 강선희 씨가 총선을 앞두고 선거 출마 여부를 갈등하는 모습은 인간적인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킨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