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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웰메이드 유치뽕짝(세 얼간이, 2009)


<세 얼간이>는 알려준다.
류시화가 한국에 불러일으킨 '인도'라는 환상과 실제 인도는 얼마나 다른 것인지.
무소유의 삶을 전파하는 기쁨의 도시 역시 
지구를 휩쓴 세계화의 흐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으며,
영어, 명문대, 성적과 취업에 혈안이 된 경쟁사회이고, 
과학기술과 금융자본에 기반한 세속적인 성공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을 매고 있는지 말이다.

성공이나 유행이 아니라 원하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행복해진다는 뻔한 설교를 반복하는 이 영화는
그럼에도 세 시간이 한 시간처럼 느껴질 만큼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으면서 웃긴다.
물론 그래서 유치뽕작이지만 나는 잘 만들어진 유치뽕짝을 정말로 사랑한다.

유명한 헐리우드의 배우들을 연상시키는 발리우드 배우들이 친숙해서 좋았고,
뒷심을 가지고 이 즐거운 여행을 군더더기 없이 마무리 짓는
완벽한 엔딩도 몹시 유쾌했다.
이렇게 빈틈없이 완벽한 발리우드에 매혹된다면 
헐리우드와 한류가 무슨 소용이람.
이 영화를 본다면 당신도 아마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