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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러스트 앤 본>씨네토크 후기!] 인생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인생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모모 큐레이터 4기 : 송원재

 

 

 

5 7일 밤,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영화 <러스트 앤 본>(이하 <러스트>)씨네토크가 허지웅 평론가와 함께 진행되었다. 영화가 끝난 뒤 뭉클했던 여운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허지웅 평론가의 조심스러운 인사로 씨네토크는 시작되었다. 이 영화에 높은 평점을 주었던 허지웅 평론가는 인생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친구들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힘들 때 다시 끄집어내어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 <러스트> 5살 아들을 둔 삼류 복서 알리가 범고래 조련사인 스테파니를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영화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경력과 여자 주인공인 마리옹 꼬띠아르의 명연기가 담긴 영화로 알려져있다.

 

  이에 허지웅 평론가는 <러스트>를 연출한 감독인 자크 오디아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그의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타란티노의 영화와 비교를 하며 설명했다. 오디아르 감독이 폭력에 대해서 접근할 때, (타란티노처럼) 장르적인 쾌감이나 스펙터클을 조장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기 보다는 삶에 수반되는 형태의 폭력을 영화 속에서 그려내어, ‘폭력이 삶의 한 부분으로 담겨 그 것을 이겨내고 극복해내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감독이라고 정리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캐나다 작가인 크레이그 데이비슨의 단편집 <러스트 앤 본>에서 단편인 <러스트 앤 본>의 주인공인 복서, 알리에 대한 이야기와 <로켓 라이드>에서 돌고래 조련사를 가져와 만든 영화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두 단편의 주인공이 모두 남자였는데, 감독의 전작인 <예언자>에서 남자들의 이야기로 영화를 찍은 감독이 남녀로맨스를 찍고 싶은 바램이 돌고래 조련사를 여성을 주인공으로 바꾸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이 소설집은 한국에 출간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또한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주인공인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허지웅 평론가는 <러스트><라비앙 로즈>이후 두번째로 굉장한 연기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감독이 남자주인공을 일반 복서로 캐스팅을 하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하여 고민을 거듭하다 <불헤드>에 나온 남자주인공(마티아스쇼에나에츠)을 보고 낙점을 한 것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캐스팅으로 나온 두 배우의 앙상블이 이 영화가 걸작으로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평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깊은 부분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단순히 남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사실은 나를 위해서 필요한 태도이고 그것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경험과 깨달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결핌이 관계를 통해서 어떻게 변화해가는가에 대해서 그려내고 있는지를 주의깊게 보기를 권했다. ”삶에 있어서 고통은 수반되기 마련인데, 삶에 대한 고통과 공포를 그대로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이겨내는 것이 바로 삶을 버텨내는 태도라고 덧붙이며 상대의 결핍을 인정하고 서로에 대해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사랑이야기가 <러스트>라고 말하며, 허지웅 평론가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랑처럼 좋은 사람을 만나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이미 만나신 분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허지웅 평론가의 씨네토크를 들으며, 좋은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이러한 사려깊은 설명들로 결핍된 부분들을 채워넣을 수 있구나를 깨달을 수 있었던 매우 귀중한 시간이었다. 허지웅 평론가의 영화가 좋은 만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씨네토크의 자리는 정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