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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사과> 씨네토크 후기 : 강이관 감독과의 대화

 

지난 11월 14일 금요일 오후 8시 10분 씨네큐브 광화문 1관에서는 <사과>의 씨네토크가 있었습니다. <사과>의 강이관 감독님이 서울에서 유일한 <사과>의 상영관인 씨네큐브 광화문을 찾아서 관객들과 함께한 씨네토크는 <사과>의 장기 상영을 축하하는 자리이자 영화제를 제외하고는 배우들 없이 진행된 최초의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영화지의 인터뷰 지면을 통해 ‘4년만의 개봉’에 대한 기쁨과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던 강이관 감독님은 실제로 기자들이 아닌 관객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 본 적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약 100여명의 관객들이 자리 잡은 씨네토크:<사과> 강이관 감독과의 대화는 대개 여성 관객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강이관 감독님의 솔직한 대답으로 이어졌습니다.

<사과>의 상영을 마치자마자 바로 진행되어서인지 관객들은 극 중 장면을 세심하게 묘사하며 질문을 이어갔는데요. 특히 대부분 여성 관객들이어서인지 극 중 문소리가 연기한 주인공‘현정’의 심리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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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 <사과>에 대한 감탄과 어떤 방법으로 여성 심리에 대한 적합한 묘사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강이관 감독님은 촬영이 들어가기 전 50커플 정도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잘 모르는 다양한 여성들의 일상과 연애, 결혼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 준 ‘대사’ 작업에도 이런 사전 인터뷰가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씨네아트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에 대한 질문을 먼저 올려준 관객분들께서도 이 자리에 참여해 궁금한 점을 질문했는데요. 20대 초반의 수줍은 여성 관객은 실제로 뵈니까 사진보다 훨씬 잘생겼다고 말해 진지한 분위기의 씨네토크를 즐거운 웃음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자신을 결혼 9년차라고 밝힌 여성 관객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해피 엔딩이 아닌 이유에 대해서 묻기도 했는데요. 감독님은 여러 차례 엔딩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끝맺음을 하는 게 좋을 듯 했고 사실은 열린 결말이지, 무언가를 정확하게 마무리 짓는 결론은 아니었다며 관객들의 시선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추론할 수 있지 않겠냐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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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여분간 지속된 씨네토크는 <사과>의 다음 상영 때문에 아쉽게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마치게 되었는데요. 마지막 남자 관객은 먼저 좋은 영화를 만들어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현정’의 어머니 캐릭터가 인상깊었다는 질문을 했습니다. 한양대학교 연영과 교수이기도 한 최형인씨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에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인 ‘현정’의 어머니는 역할 역시 감독님의 꾸준한 관찰과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얻어진 캐릭터라고 합니다. <사과>의 씨네토크에 참석한 관객들 모두가 <사과>가 여운을 남기는 좋은 영화라는 사실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쉬운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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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관 감독님 역시 오랜 시간을 기다려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많은 관객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사과>의 열성 관객들과 나누며 고마운 마음과 다음 작품에 대한 다짐을 함께 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