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칠드런'은 2차 대전 당시 있었던 두 아이의 우정을 그린 영화이다. 하지만 루이 말 감독은 아이들의 순수한 우정이 시대적인 비극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그리면서 줄리앙을 통해 어머니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아이가 점점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줄리앙은 어머니와 떨어져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체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 줄리앙의 여린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는 아이같은 아들의 응석을 나무라면서도 남자로 변장해 너와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하면서 아이를 떼어내지 못한다. 이마에 남긴 어머니의 키스 자국을 그대로 둔 체 풍경을 바라보는 줄리앙의 모습은 아직 소년 티를 벗어나지 못한 아이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줄리앙이 다니는 학교는 여러 명의 아이들과 함께 기숙하며 생활하는 카톨릭 학교라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카톨릭 학교의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일탈을 시도한다. 신부들의 눈을 피해 담배를 피우고 야한 사진을 훔쳐보면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꿈꾸는 아이들의 모습은 억압된 교육체계에서 벗어나려는 것처럼 보인다. 엄격한 카톨릭 교리에 의해 운영되는 학교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체 이성에 대한 관심을 야한 사진이나 아라비안 나이트를 통해 호기심을 충족시켜 나간다. 줄리앙이 항상 꿈을 꾸다가 침대에 오줌을 싸는 모습과 목욕탕에서 물에 담근 체 음악 선생님의 목소리를 상기하면서 앉아있는 모습은 신체적으로 성적인 남성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자신과 다른 모습을 한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을 엿볼 수 있다. 목발을 타고 서로 넘어뜨리는 놀이를 하던 도중 십자군 전쟁의 사자왕 리처드와 살라딘을 연상시키는 대사를 서로 말하며 상대방을 향해 적대감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은 자신과 다른 민족과 종교를 적대시하는 프랑스인들의 내면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줄리앙의 학급에 전학 온 장 보네라는 아이가 처음부터 따돌림을 받는 모습은 자신과 다른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줄리앙은 장 보네라는 아이를 만나자마자 날 귀찮게 하면 가만 안두겠다는 엄포를 내면서 그를 외면한다. 항상 수업을 듣는 대신 책을 즐겨있는 줄리앙과 달리 수업에 성실히 임하며 모범생 같은 행동을 보이는 장 보네의 모습은 대조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줄리앙이 호감을 갖고 있는 아름다운 음악 선생님 앞에서 피아노 연주를 능숙하게 하는 장 보네를 바라보면서 줄리앙의 눈빛은 질투로 가득차게 된다. 하지만 줄리앙은 자신과 다른 장 보네라는 아이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면서 그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시작한다. 독일군이 올 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숨어 있어야 하는 장 보네가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줄리앙은 유태인이란 존재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차게 된다. 줄리앙은 자신과 다른 종교를 가진 장 보네가 다른 아이들이 잠든 사이 몰래 촛불을 켜고 유태교 식의 기도를 하는 그의 모습을 호기심있게 바라보고, 자신과 달리 부모님과 몇 년간 떨어져 있으면서도 무덤덤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장 보네의 모습에 놀라워 한다. 줄리앙은 장 보네의 숨겨진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와 싸움도 벌이지만 아이들 답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 어울리면서 우정을 키워 나간다.
하지만 두 아이는 점점 나치의 프랑스 점령이라는 현실을 마주치게 되고 유태인들을 소탕하려는 나치와 페텡 정부의 민병대들의 폭력적인 분위기 속에서 함께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보물찾기를 하던 도중 길을 잃은 두 아이가 우연히 발견한 차가 독일군의 군용차량임을 안 순간 놀란 체 숲을 향해 뛰어가는 두 아이의 모습은 나치에 대한 공포가 잘 드러나 있다. 한편 줄리앙의 가족과 장 보네가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헤프닝은 유태인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이중성과 불의를 보고도 무력하게 앉아 있는 프랑스인들의 무력감을 보여준다. 유태인 노인이 식당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민병대들이 그를 모욕하자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반응은 유태인을 향해 프랑스인들의 다양한 관점이 담겨져 있다. 유태인이 모욕당하는 과정을 지켜본 줄리앙의 어머니는 유태인에 대한 호의감을 표시하면서도 사회주의자에 대한 사형은 필수적이다라는 식으로 페텡 정부를 옹호한다. 하지만 줄리앙이 자신의 고모가 유태인이 아니냐는 말에 서둘러 해명하면서 독일군들이 들으면 어떡하냐는 식으로 아이를 나무라는 모습은 현실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의지보다는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봐 두려워 하는 프랑스인들의 무력한 내면이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줄리앙과 장 보네는 나치의 손길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어느 날 수업 도중에 들어온 독일군과 게슈타포의 등장은 평온했던 교실을 침묵과 공포로 몰아넣는다. 굳어 있는 아이들과 달리 자신의 정체가 들통난 장 보네는 마치 이 날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담담한 모습으로 소지품을 챙긴 후 자리에서 일어난다. 처음에 그를 괴롭혔던 아이들은 그를 향해 손을 내밀어 장 보네의 마지막 작별을 쓸쓸하게 받아들인다. 짧은 시간 동안 친구의 이별을 안타까워 하는 아이들의 악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흥미로운 건 장 보네가 독일군에게 발각된 것이 학교의 잡역부였던 조셉의 고발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조셉과 학생들 간의 암거래 사실을 안 신부가 부유한 학부모를 둔 학생들을 처벌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조셉을 쫓아내었고, 이에 대해 앙심을 품은 조셉이 자신을 해고한 신부가 레지스탕스라는 사실과 학교 안에 유태인이 있다는 사실을 고발한 것이다. 서로 말을 트면서 친하게 지내던 조셉이 독일군의 앞잡이로 들어오는 모습을 목격한 줄리앙은 충격으로 그를 마주하지 못한 체 뒷걸음 친다. 더 이상 순진한 척 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조셉을 본 줄리앙은 친하게 지낸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과 적대적인 사람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를 피해 양호실에 들어선 줄리앙은 또다시 어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목격한다. 독일군을 피해 양호실로 도망쳐 온 유태인들이 양호실에 숨은 후 수녀가 독일군에게 그들의 정체를 고발한 것이다. 이제 소년은 어른들이 자신의 목숨이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배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독일군의 명령 하에 교실을 빠져나와 운동장에 대기한다. 그 곳에서 아이들은 무기력하게 독일군들이 자신의 학우들과 교장인 신부를 데려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아이들은 고리타분한 신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가 독일군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를 향해 작별의 인사를 나눈다. 조그마한 작은 목소리는 점점 커져 신부를 향한 마지막 작별인사가 되고 신부는 그 인사를 받아들이며 다음에 보자는 말을 남긴다. 이후 유태인으로 붙잡힌 아이들이 하나씩 교문을 빠져나간 뒤 장 보네가 줄리앙을 마지막으로 바라본다. 그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한 줄리앙은 나레이션을 통해 그 날의 아침을 잊지 못할 것이다 라고 쓸쓸하게 고백한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아야 할 그 날의 아픈 추억이 유독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