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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비 카인드 리와인드 (Be Kind Rewind, 2008)

'비 카인드 리와인드'는 시대에 뒤쳐져가는 비디오 가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팻츠 웰러라는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의 생가인 유서 깊은 곳에 자리한 '비 카인드 리와인드' 비디오점은 겉모습만 보아도 시대에 뒤쳐가는 옛스러움을 가진 가게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에서 비디오점이 자리한 건물을 재건축하기로 결정하면서 비디오 가게의 주인인 플레처는 가게의 성공에 따라 비디오점의 생존이 결정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플레처가 대형 DVD 대여점의 성공 비결을 알기 위해 몇 일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마이크는 성실하게 가게를 지키려 하지만 엉뚱한 친구인 제리 덕분에 손님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이도 모잘라 전기 충격으로 자성을 갖게 된 제리가 비디오 가게에 들르면서 전시되어 있는 비디오의 내용이 지워져 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마이크가 제대로 가게를 운영하는지 봐달라고 부탁받은 페일위츠 부인이 찾아오게 되자 마이크는 지워진 비디오 테이프를 대체할 무언가를 찾게 된다. 발을 뛰어 다니며 대체 수단을 찾던 마이크는 초유의 행동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비디오를 자신이 찍어 지워진 비디오 테이프를 대체하는 것이었다.

영화는 지워진 비디오를 대체하기 위해 두 남자가 벌이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예를 들어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고스트 바스터즈'를 대체하기 위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소품을 이용해 특수효과를 대체하고 직접 출연하면서 그들만의 B급 무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일종의 땜빵용으로 B급 무비를 만들어 비디오를 대여하던 그들은 자신들의 비디오를 찾는 관객들이 늘어나면서 자신들만의 영화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를 찍기 위해 운전수와 노부인을 분장해 영화를 촬영하고, '로보캅'을 찍기 위해 고철을 이용해 로보캅을 연기하는 잭 블랙의 모습이 코믹스럽다. 비록 현실적으로 바라본다면 영화에 아무리 문외한 사람이라도 마이크와 제리가 만든 영화를 보고 분노를 터트리겠지만 영화 속의 두 남자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소품들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모습을 보다 보면 그러한 느낌은 어느 새 잊혀진 체 그들의 행동을 어느 정도 눈감아 주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마이크와 제리의 비디오가 인기를 끌면서 비디오의 단골들도 영화에 참여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영화 속 장면을 연기하고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바라보며 즐거워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영화에 대한 순수한 감정이 느껴진다. 영화 속의 인물들을 타인이 아닌 자신으로 바라보면서 영화에 대한 애착이 커져 가게 되며 그 결과 마이크와 제리의 비디오를 더욱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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