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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home

슈가랜드 특급 (The Sugarland Express, 1974)

교도소에서 출소 되기까지 4개월을 앞둔 클로비스는 자신을 찾아온 부인 루 진에게 이별 통보를 받는다. 그녀의 폭탄 선언에 당황한 그는 루에게 사연을 듣고 나서야 그녀가 자신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인 이유를 깨닫는다. 클로비스 부부의 어린 아들인 랭스턴이 루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무책임한 행정으로 인해 복지과에서 그들의 동의 없이 아이를 입양해버린 것이다. 자신의 아이를 되찾고 싶은 루는 자신의 남편인 클로비스에게 아이가 있는 슈가랜드로 떠나자고 그를 설득한다. 결국 클로비스는 아이를 되찾기 위해 루와 함께 교도소를 탈출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클로비스의 탈옥하는 모습인데, 일반적인 탈옥의 이미지와 달리 클로비스가 루가 준비한 민간인 옷을 입은 체 마치 방문객처럼 교도소를 나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민간인처럼 분장한 후 면회를 하러 찾아온 노부부의 차를 얻어탄 클로비스와 루는 뜻하지 않게 경찰을 마주친다. 노부부의 차에 대해 제지를 하기 위해 경찰관인 맥스웰이 찾아오게 되자 루는 자신의 남편이 붙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충동적으로 차를 몰고 이탈하고 만다. 클로비스 부부를 추적한 맥스웰은 차량사고를 낸 클로비스와 루를 살펴보기 위해 차에 접근하다 그들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차량 도난사고를 신고한 맥스웰의 응답이 없어진 걸 깨달은 경찰은 그가 범죄자들로부터 납치되었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서 대기해 있던 모든 경찰의 차량이 클로비스와 루를 추적하게 된다. 졸지에 경찰 납치범이 되어 버린 클로비스와 루는 맥스웰의 생명을 위협하면서 그들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한다. 맥스웰의 안전을 염려한 테너 경감은 그저 차량으로부터 떨어진 체 클로비스 부부를 추적하도록 지시한다. 클로비스 부부의 차를 쫓기 위해 수많은 경찰차의 차량들이 줄지어 따라다니는 모습은 황당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예를 들어 기름을 채우기 위해 클로비스 부부의 차가 주유하는 동안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경찰 차량들이 차가 지나가자 마자 주유소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코믹하다.  

흥미로운 건 인질범인 루와 클로비스의 감정에 이끌리게 되는 맥스웰의 모습이다. 총으로 자신을 위협해 차를 운전하게 된 맥스웰은 루와 클로비스를 범죄자로 인식하지만 그들과 함께 뜻하지 않은 여정을 떠나면서 두 연인의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인질인 자신에게 따뜻한 배려를 하고 아이를 절실히 되찾고 싶어하는 루의 순수한 모습을 보고 한 때 자신과 같은 순찰관이 되고 싶었다는 클로비스의 고백을 들으면서 맥스웰은 그들이 범죄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체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여정을 떠나는 동료가 되어간다. 서로의 사진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은 더 이상 범죄자와 인질이 아닌 친구처럼 느껴진다. 한편 그들을 추적하는 테너 경감도 루와 클로비스가 대형 범죄자가 아닌 생계형 범죄자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그들에 대한 추적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 동료 경찰관이 추천한 저격수로 그들을 끝장낼 수도 있었지만 불확실한 상황으로 인해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테너는 저격수를 철수한 체 그들을 추적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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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존 윌리엄스의 메인 테마가 인상적인데,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의 음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John Williams - The Sugarland Express Main The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