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 home

왕이 되려던 사나이 (The Man Who Would Be King, 1975)


어느 어두운 밤, 사무실에서 글을 쓰던 키플링은 마치 유령처럼 찾아온 한 남자와 조우한다. 인도풍의 남루한 옷차림을 하고 간신히 몸을 지탱한 체 키플링을 찾아온 남자는 이전에 이 곳에서 맹세를 했다고 말하면서 키플링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그제서야 키플링은 자신을 찾아온 남자가 카네한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유령처럼 나타난 카네한의 회상을 통해 무모한 도전을 시도했던 두 남자의 파란만장한 모험을 전개한다.

키플링과 카네한의 첫 만남은 인도의 열차 안에서 시작된다. 키플링의 시계를 소매치기했던 카네한은 그의 시계에 달려있는 장식을 보고 그가 프리메이슨 단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시계를 돌려준 계기로 카네한과 대니를 만난 키플링은 그들이 인도의 한 영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사고뭉치들임을 알게 되지만 기차에서 만난 인연을 계기로 그들을 도와준다. 이후 키플링을 찾아온 카네한과 대니는 인도를 떠나기 전 그에게 기상천외한 계획을 털어 놓는다. 영국 정부가 군대를 투입해 인도를 점령한 것처럼 자신들도 아프가니스탄 너머에 있는 카피리스탄이란 나라의 왕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키플링은 알렉산더 대왕 이래 백인의 발길이 닿은 적이 없을 정도로 험난한 그 곳에 가려는 두 남자의 계획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지만, 너무나 진지한 태도로 계약서를 내놓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얼떨결에 계약서의 증인을 서게 된다.

이후 대니와 카네한은 카피리스탄을 향한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물살이 깊은 강을 건너고 눈으로 뒤덮힌 설원을 통과해 카피리스탄에 간신히 도착한 두 사람은 우연히 마을 사람들을 습격하는 원주민들을 보고 총으로 그들을 살해한다. 부족의 생명을 구한 그들은 부족장인 우타를 부추겨 다른 부족을 정복하기 위해 부족의 일원들에게 전술을 가르치고 총을 쏘는 법을 가르친다. 이후 대니와 카네한은 자신들이 훈련한 현지인들을 병사로 삼아 다른 부족들을 정복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전투 도중 무리한 돌진으로 인해 대니는 화살을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무런 상처없이 적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그들을 무찌른다. 이같은 광경을 목격한 현지인들은 대니를 알렉산더 대왕의 아들인 '시칸더'라고 외치며 마치 신처럼 대한다. 사실 대니는 가슴에 맨 탄피 덕분에 목숨을 건진 것이지만 우연히 그것을 목격한 현지인들이 불사의 몸으로 착각한 것이다. 대니는 자신을 신으로 추대하려는 사람들을 거북해하지만 카피리스탄을 정복하는데 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카네한은 대니를 설득해 그를 '시칸더'로 추대한다.

어느 날 대니와 카네한의 궁전에 찾아온 성자들은 그들을 대사장이 찾는다는 전갈을 듣고 대사장이 있는 신전으로 찾아간다. 전투를 하는 도중에도 성자들을 본 순간 몸을 굽혀 존경을 표할 정도로 강력한 정치적 힘을 가진 성자들을 무시할 수 없던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홀몸으로 신전을 찾아간다. 대니를 향해 활을 쏘려고 하는 대사장을 모습을 본 카네한은 대니가 진짜 불사의 몸인지 확인하는 것임을 알아채고 서둘러 그를 막으려 한다. 두 사람의 절체절명의 위기는 키플링이 준 프리메이슨 장식 덕분에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바뀌게 된다. 알렉산더 대왕이 남긴 문양이 우연하게도 프리메이슨 엠블렘과 똑같았던 것이다. 덕분에 대니는 대사장의 인정을 받고 그로부터 왕관과 황금 화살을 부여 받는다. 이후 대사장은 알렉산더 왕의 보물을 대니와 카네한에게 물려준다. 엄청난 보물과 금화를 발견한 두 사람은 영국으로 돌아가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부푼다.

하지만 거대한 부와 권력을 거머쥔 대니는 점점 자아도취에 빠지기 시작한다. 신의 지위에 오른 대니는 자신의 권력에 취한 나머지 자신의 친구인 카네한도 자신에게 충성의 맹세를 할 것을 요구한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이 곳에 와본 느낌이 든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카피리스탄의 왕의 된 과정은 신의 운명이었다고 말하기 시작한다. 점점 권력욕으로 가득찬 체 현실을 외면하기 시작한 대니는 록산느라는 여인이 알렉산더 왕의 아내의 이름과 동명이란 점을 내세워 자신도 그녀를 왕비로 삼아야 한다고 선언한다. 카피리스탄에서 신이 인간의 여자를 취하는 순간 여자가 연기로 사라지기 때문에 신은 인간과 결혼할 수 없다는 금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니는 자신이 신인데 결혼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한다. 결국 대니의 탐욕과 오만은 그를 파멸로 이끌고 만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