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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실물보다 큰 (Bigger Than Life, 1956)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인 에드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학교 수업이 끝난 후 택시회사에서 부업을 한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 수행하는 에드의 일과는 그를 체력적인 한계로 몰아넣는다. 뒷목을 부여잡고 간신히 미소를 짓는 에드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느낌을 준다. 결국 에드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가 희귀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희귀병을 앓던 에드는 신약인 코티존의 처방 덕분에 병실에서 퇴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코티존을 복용하던 에드는 약의 부작용으로 점점 자아도취에 빠지기 시작한다. 한 때 교사 근무가 끝나자마자 택시회사에서 부업을 하던 에드는 이제 아내에게 비싼 드레스를 사주고 택시회사를 때려치는 등 마치 거물이라도 된 것처럼 으스댄다. 하지만 약효가 사라지면서 정신을 차린 에드는 우울증에 빠진 듯 소파에 누워 몸을 떤다. 이러한 에드의 급격한 감정 변화는 그의 아내인 루를 당황하게 만든다. 두 부부의 보이지 않는 갈등은 목욕탕 씬에서 폭발하고 만다.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는데 여념이 없던 에드는 그의 아내에게 물을 데워오라고 명령한다. 에드의 태도에 분개해 루가 유리로 된 서랍장 문을 깨뜨리자 에드는 자신만만한 자신의 모습이 산산조각 난듯이 어깨를 감싸쥔다. 깨어진 거울 조각과 조각 사이로 비춰지는 에드의 파편적인 이미지는 에드의 자아분열적인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코티존을 복용하면 할수록 에드는 약의 부작용을 겪는다. 약을 복용하면 자아도취에 빠져버려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약의 효과가 사라지면 병이 재발한 것처럼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한다. 하지만 대출금을 갚고 평온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는 병원에 누워있을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코티존 약병을 챙기는 것도 모잘라 이젠 의사를 사칭해 약국에서 코티존 약을 다량으로 구입한다. 약물과용으로 자아도취에 빠진 에드는 이제 자신이 뛰어난 교사이며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은 열등하다고 믿기 시작한다. 학부모와의 만남 시간에 참석한 에드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너무 열등하므로 자신의 교육으로 아이들이 개과선천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의 충격적인 발언은 학부모들의 비난을 사게 되며 그의 학교 직원들은 에드의 변화에 당황하게 된다.

에드의 친구인 윌리는 그의 집을 찾아가 루에게 에드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루는 에드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가 고통받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정작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에는 반대한다. 루는 에드가 정신병원에 입원할 경우 그의 교사 경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에드와 루는 병의 치료를 위해 중산층의 삶을 포기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에드가 교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순간 그들이 지켜오던 중산층으로서의 삶은 끝장난다. 그래서 에드는 무리를 하면서 코티존을 과용하게 되고 루는 그를 치료할 방법은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에 대한 희생을 하는 것엔 주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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