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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로나의 침묵 (Le Silence de Lorna, 2008)


로나는 벨기에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마약에 쪄든 클루디라는 벨기에인과 위장 결혼한 알바니아 여인이다. 마약 중독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클루디는 로나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지만 아무런 애정없이 클루디와 결혼한 로나는 그를 쌀쌀하게 대한다. 결혼을 통해 벨기에 시민권을 얻은 로나는 자신의 실제 연인인 소콜과 함께 벨기에에서 식당을 영업하고자 하지만 필요한 돈이 부족했던 로나에게 클루디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로나는 클루디와 이혼신청을 한 후 러시아인과 위장결혼하는 댓가로 돈을 지불받기로 했지만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결혼을 자주 하는 것이 경찰의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클루디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게 된다. 로나의 위장결혼을 주선한 파비오라는 남자는 로나에게 마약중독자가 마약 중독으로 사망하는 것은 일상사라고 말하면서 그를 마약과용으로 살해할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마약을 끊으려는 클루디가 진통제를 먹고 나서도 금단현상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로나는 그에 대한 동정심이 생기게 된다. 그를 죽여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얻고 싶지 않던 로나는 클루디가 마약 중독으로 죽게 하는 방법 대신 이혼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가정폭력에 의한 이혼을 하기 위해 로나는 자신의 몸을 벽에 부딪혀 자해를 하고 클루디에게 자신을 때리라고 부탁한다. 클루디는 로나와 이혼 시 돈을 받기로 되어 있었지만 로나가 함께 있어주길 바라던 그는 로나의 부탁을 쉽게 들어주지 못한다. 결국 로나의 자해소동 덕에 그녀는 법원으로부터 이혼 판결을 받아낸다.

하지만 클루디가 금단현상을 이기지 못하고 마약상으로부터 마약을 사려는 광경을 목격한 로나는 마약상을 쫓아낸 후 문을 잠근다. 마약 때문에 폭력적으로 변한 클루디에 대한 동정심이 생긴 로나는 그와 사랑을 나눈다. 로나의 도움 덕분에 가까스로 마약에서 벗어난 클루디는 로나와 함께 자전거를 구입한다. 자전거를 타며 마약을 잊기 위해 길을 달리는 클루디와 그를 바라보며 미소짓는 로나의 모습은 이제 계약 상의 부부에서 볼 수 없는 인간적인 배려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후 장면에서 로나가 클루디의 옷들을 개서 짐을 싸는 장면을 통해 클루디가 죽음을 맞이했음을 암시한다. 영화는 그가 어떻게 해서 죽음을 당했는지 상세한 묘사를 하지 않지만 로나의 짐정리를 도와주러 온 파비오와의 대화를 통해 클루디가 마약 과용으로 사망하게 되었음을 알려준다. 로나는 결국 자신의 꿈인 식당을 위해 클루디의 죽음을 침묵으로 눈감아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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