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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약탈자들 (The Pit And The Pendulum / 손영성 감독, 2008)



“이야기가 이동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는 손영성 감독의 말처럼 <약탈자들>은 내러티브의 실험이 돋보이는 기발한 발상의 영화다. 인물 대신 인물들의 대화에 초점을 둔 영화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복잡한 플롯을 통해 기존 영화와는 전혀 다른 내러티브 문법에 도전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내러티브 방식을 시도한 <약탈자들>을 실험영화로 생각해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약탈자들>은 꼬인 플롯을 풀어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마치 관객과의 두뇌 게임을 하려는 듯한 인상이다. 영화는 퍼즐 같은 이야기 속에 역사와 담론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이 복잡한 플롯의 게임에 동참할 마음만 있다면 <약탈자들>은 분명 즐길 거리가 많은 영화로 다가올 것이다. (6월 18일 개봉 예정)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