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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디스 이즈 잉글랜드 (This Is England, 2006)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한 소년이 스킨헤드를 통해 점점 변화되는 과정을 통해 80년대의 영국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숀은 포클랜드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소년이다. 영국이란 국가를 위해 싸운 아버지에 대한 숀의 감정은 알람 시계 위에 놓여진 아버지의 사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버지의 존재를 모욕하는 학생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휘드르는 숀의 모습은 그가 아버지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존재를 그리워하는 소년은 자신의 옷차림을 비웃고 아버지를 모욕하는 동급생들과 어울리지 못한 체 홀로 해변을 거닐며 혼자만의 놀이에 열중한다.

그러던 어느날, 숀은 자신을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한 남자를 만난다. 숀의 옷차림이 웃기다는 이유로 놀려대는 소년들과 달리 소년의 감정을 이해해주려는 우디는 숀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 학교 내에서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 체 홀로 해변가를 거닐며 쓸쓸하게 새총을 쏘던 외로운 소년은 우디의 패거리들과 전쟁놀이를 하며 점점 웃음을 되찾기 시작한다. 우디와 그의 패거리들과 친해지게 된 숀은 그들처럼 스킨헤드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머리를 삭발하고 그들과 같은 패션방식을 모방함으로써 우디의 패거리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숀은 우디와 그의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학교에서 얻지 못했던 우정과 사랑을 깨달아간다.

하지만 숀은 우디의 패거리들 앞에 나타난 콤보란 남자의 등장으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우디의 패거리들은 폐허가 된 건물에 들어가 물품을 박살내고 방에 모여 대마초를 피우는 반항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행위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만족에 한정된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폭발하는 성격의 행동이 아니다. 하지만 콤보는 자신의 잘못된 정치적 견해를 주장하면서 자신과 다른 유색인종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쏟아내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우디의 동료 중 유일한 흑인인 밀키에게 건네는 적대적인 시선은 콤보와 우디 간의 미묘한 갈등을 증폭시킨다. 콤보는 포클랜드 전쟁에서 죽은 군인의 죽음이 개죽음이었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버지를 모욕한 콤보에게 화를 내던 숀은 콤보가 주장하는 정치적 투쟁을 통해 아버지의 존재를 증명하기로 결심한다.

숀은 콤보를 따라다니며 자신과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인도인과 파키스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동네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쫓아내고 벽에 유색인종을 비난하는 원색적인 욕들을 스프레이로 도배하는 것도 모잘라 파키스탄 인이 운영하는 슈퍼를 터는 콤보의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지켜보던 숀은 그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은 체 행동한다. '파키스탄인들은 꺼져라'란 식의 욕설이 무슨 의미인지 모른 체 소년은 콤보를 따라다니며 그것이 영국을 위한 길인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길을 걷는다. 콤보의 패거리들이 길을 걷는 장면에서 살며시 보여지는 잉글랜드 국기는 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조국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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