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art :: [황금시대] 10가지 색깔로 담아낸 인생의 화두,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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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대 (Short! Short! Short! 2009: Show Me The Money)
최익환, 남다정, 권종관, 이송희일, 김은경, 양해훈, 채기, 윤성호, 김성호, 김영남 감독, 2009년

개성 만점 감독들의 소박한 선물세트

<황금시대>는 화려한 포장 대신 소박한 정성을 담은 매력적인 선물세트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넘나들며 개성 넘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10명의 재능 있는 감독들이 만든 10분 남짓의 단편들로 차곡차곡 채워져 있는 옴니버스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전주영화제가 제작한 <황금시대>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돈이라는 소재다. 돈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각기 다른 장르와 주제로 완성된 10편의 단편들을 통해 <황금시대>는 다채로움과 풍성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 다채로움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돈에 대한 풍자적인 태도다. 최익환 감독은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은 나머지 자살을 결심한 두 청년의 이야기 <유언 Live>를 원 신 원 컷으로 담아내며 웃음 속에 씁쓸함을 남긴다. 양해훈 감독은 시트콤의 형식을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재구성한 <시트콤>을 통해 자본주의의 본질을 파헤치고자 한다. 김영남 감독은 오달수와 조은지의 연기 대결이 인상적인 <백 개의 못, 사슴의 뿔>을 통해 자본가나 노동자나 돈 때문에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낸다. 그 중에서도 풍자적인 시각이 단연 빛나는 작품은 바로 윤성호 감독의 <신자유청년>이다.

1년 넘게 로또 1등에 당첨돼 4,000억의 거금을 얻게 된 청년 임경업의 이야기를 그린 <신자유청년>은 누구나 잘 살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허상을 낱낱이 까발리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시선1318>에 포함된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와 <우익청년 윤성호> 등 재기 넘치는 단편들을 통해 이미 재능을 검증 받은 윤성호 감독은 <신자유청년>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며 관객의 웃음보를 터트린다. 동시에 윤성호 감독은 카메오로 등장하는 진중권 교수의 입을 빌려 “한 골목길에 모여 있는 여러 식당들이 다 같이 장사가 잘 되려면 그만큼 사람들이 밥을 많이 먹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명쾌한 비유를 전하며 영화의 메시지를 명확히 한다. 수다스러우면서도 할 말은 확실히 하는 <신자유청년>은 유쾌한 통쾌함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들 단편들이 돈의 부정적인 측면을 우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남다정, 이송희일, 권종관 감독의 단편들은 돈의 어두운 모습을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방식을 택한다. 남다정 감독은 <담뱃값>을 통해 돈이라는 보이지 않는 권력의 무시무시함을 섬뜩할 정도로 날카롭게 담아낸다. 취재를 위해서라면 연출도 마다하지 않는 기자와 돈이라면 뭐든지 하는 여중생, 그리고 돈이 없기에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노숙자 등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인간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권력으로서의 돈을 그리고 있는 <담뱃값>은 단편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그만큼의 강렬함을 남기는 형식이 돋보이는 영화다. 또한 이송희일 감독의 <불신>은 박원상, 박미현 두 연기파 배우의 뛰어난 감정 연기를 통해 돈으로 인해 생겨나는 관계의 불신을 통해 보는 이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며, 권종관 감독은 <동전 모으는 소년>을 통해 첫 사랑의 설렘을 배신당하고 마는 소년의 분노를 돈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 밖의 작품들은 돈이라는 소재에 대한 태도보다는 이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 10편의 단편 중 가장 실험적인 채기 감독의 <가장 빨리 달리는 남자>는 어느 노숙자의 하루를 실험적인 이미지로 재현해내며 제목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김은경 감독은 미스터리한 여인의 등장으로 인해 공포에 사로잡히는 철물점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톱>을 통해 10편의 단편들 중 가장 장르적인 태도를 드러내 보인다. 한편, 그룹 ‘롤러코스터’ 출신의 가수 조원선을 주연으로 한 김성호 감독의 <페니러버>는 다른 단편들과 전혀 다른 태도로 돈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다른 작품들이 현대 사회 속의 돈이 지닌 의미에 집중한 반면, 김성호 감독은 한낱 10원짜리에 불과한 동전을 잊을 수 없는 사랑의 감정으로 치환시키며 감각적인 멜로로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 세 편의 단편은 돈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통해 다른 작품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영화를 한층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황금시대>는 적은 예산과 제한된 여건, 단편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개성을 담아내고자 한 감독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자기 색깔이 뚜렷한 10편의 단편이 한 자리에 모인만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에서 <황금시대>는 옴니버스의 한계보다는 미덕이 더 많은 영화다. 돈으로 모든 것이 움직이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드리우고 있지는 않지만, 대신 많은 사람들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돈에 울고 돈에 우는 인생, <황금시대>는 그렇게 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

Posted by BH_JANG / 영화 @ theater / 2009. 9. 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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