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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날아라 펭귄 (Fly, Penguin / 임순례 감독, 2008)


우선 반가운 것은 임순례 감독이 다시 소외 받은 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는 것이다. 주변으로 밀려난 이들에게 따스한 시선을 던진 <세 친구> <와이키키 브라더스>처럼 <날아라 펭귄>은 사회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초점을 둔다. 학원에 치여 사는 아이들, 취향의 문제로 차별 받는 직장인,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살아가는 기러기 아빠, 뒤늦은 황혼이혼으로 위기에 처한 노인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친숙한 이야기를 통해 임순례 감독은 일상 속의 편견을 무겁지 않게 담아나간다. 그러나 <시선> 시리즈의 옴니버스 형식을 답습해 장편만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점, 인권이라는 메시지로 인해 교훈적인 측면을 지닌 점은 못내 아쉽다. 그럼에도 지금 한국 사회가 지닌 일상의 문제들을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날아라 펭귄>은 인권영화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내고 있는 영화다.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 (9월 24일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