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렐라 레스토랑의 지배인인 막시는 독특한 요리 철학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항상 멋진 음식을 만들기 위해 주방장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말하는 그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전문가다운 느낌을 준다. 그는 항상 자신의 음식을 평가할 미쉐린 별점을 줄 인물이 오기만을 고대한다. 미쉐린 별점을 통해 자신의 음식점이 좋은 평가를 받는 그 순간이야말로 막시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한 것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존재가 레스토랑을 찾아오면서 막시는 낯선 인물과 공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아내에게 들통난 뒤 10여 년간 잊고 지냈던 자신의 아이들이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막시에게 남겨진 것이다. 가정을 파탄낸 뒤 그들을 애써 잊고 있던 막시는 커버린 아이들의 존재가 어색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가정을 파괴시킨 동성애자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아들인 에두는 그에게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더해 영화는 막시와 알렉스 그리고 호라시오 간의 삼각 관계를 코믹하게 그려낸다. 항상 남자에게 차인 나머지 자신의 여성성에 의문을 품는 알렉스는 우연히 막시의 옆집에 이사 온 호라시오를 만난 뒤 다시 사랑을 불태운다. 술집에서 호라시오를 만난 막시는 둘을 엮어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막시에게 사랑고백을 하게 된다. 막시와 호라시오는 남들 몰래 왕래하며 사랑을 나누지만 언제 들킬지 모르는 그들의 관계를 알렉스에게 숨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자신의 사랑을 들키지 않기 위해 철저히 자신을 위장하는 호라시오와 자신의 남성 연인을 당당히 밝히지 않는 그에 대한 불만을 가진 막시 간의 갈등 그리고 자신을 싫어하는 호라시오의 연인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알렉스 사이에 벌어지는 해프닝이 코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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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출신인 호라시오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커밍아웃하지 않은 체 자신의 삶을 속이는 모습은 유럽에서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이 여전히 존재함을 암시한다. 자신의 커밍아웃을 드러낸 뒤 가정을 잃고 뒤늦게 재회한 아들로부터 호모라는 모욕을 받는 막시의 모습 역시 동성애자로서 살아가는 삶이 순탄치 않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를 갈구하면서도 떳떳이 자신의 사랑을 고백할 수 없다.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자신에 대해 질책하는 호라시오가 자신도 모르게 축구 프로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한 뒤 자신처럼 상대방을 속이지 말고 페어플레이 하라고 급마무리하는 모습은 코믹함의 절정이기도 하지만 용기있게 자신의 사랑을 드러내는 멋진 장면이기도 하다. 호라시오의 진심을 깨닫고 방송국을 찾아가 키스를 나누는 두 인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편 영화는 동성애자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갈등을 통해 잊고 있었던 가족의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말을 서슴치 않고 심지어 동료 학우를 호모라고 하며 괴롭힌다.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체 자식들을 멀리했던 막시는 그런 아들의 행동에 대해 감내하는 수 밖에 없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축구 시합에서 에두는 노골적으로 막시를 향해 태클을 날리며 그를 괴롭힌다. 막시는 자신에 대한 아들의 반감어린 행동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노골적인 태클을 받아들이며 고통을 감수한다. 아들의 태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막시의 행동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과오를 받아들이며 고통을 참아내는 아버지의 모습이 느껴진다. 축구시합 이후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미안함을 가진 에두는 점점 아버지란 존재를 받아들이지만 막시가 자신의 축구코치인 호라시오와 연인이란 사실을 확인하자 어린 동생인 알바를 데리고 집을 나선다. 아들을 찾아나선 막시와 그에게서 도망치려는 에두 사이의 갈등은 결국 알바의 교통사고라는 비극을 빚어낸다. 상처입은 어린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는 막시의 모습이 안타깝다.
영화는 막시가 자신의 아들의 생일 잔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 간 어색했던 부자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미쉐린 별점을 평가할 사람이 레스토랑을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은 막시는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그 날이 바로 자신의 아들의 생일임을 깨닫는다. 자신에게 중요한 존재가 갑자기 찾아오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 막시는 미쉐린 별점을 포기하고 아들을 찾아간다. 비록 막시는 아들의 생일잔치를 엉망으로 만들지만 그의 솔직한 고백은 아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막시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가 레스토랑이 아닌 바로 가족이었음을 보여준다. 레스토랑을 직원들에게 맡긴 후 사랑하는 연인인 호라시오 그리고 그의 두 아이들이 함께 차를 타는 모습은 마치 가족의 재탄생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