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스키 차스키'는 아버지의 존재를 그리워하는 아이에 관한 영화이지만 생각보다 외롭고 쓸쓸하지 않다. '식스 센스'같은 영화에서는 미혼모인 어머니가 아이를 누구못지 않게 사랑을 다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학교같은 곳에서 동급생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홀로 다니는 장면들이 많은데 반해, '차스키 차스키'의 주인공인 차스키는 비교적 활발하고 의젓한 느낌이 드는 아이다. 학교 속에서 보여지는 아이들의 모습은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분위기가 느껴지며, 뒷편 책상에 앉아있는 여자아이를 바라보며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는 소년의 모습은 흐뭇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차스키는 자신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옆에 아버지란 존재가 있어주길 원한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에게서 들은 과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이 상상하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다. 차스키의 어머니에게 아이의 아버지는 그리스 여행 중 만난 과거의 추억 뿐이지만 차스키는 언젠가 아버지를 만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아이는 토비아스라는 자신의 이름을 갖고 있음에도 항상 '차스키'로 불리길 원하며, 아버지와 같이 바닷 속을 탐험하기 위해 잠수 연습을 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차스키의 집에 한 남자가 하숙인으로 들어오게 된다. 수영장에서 잠수 연습을 하던 차스키를 구조해준 욜란이란 경찰관이 그의 집에 동거하기 시작한 것이다. 락밴드 생활을 하면서 집안 일에 소홀히 한 경향이 있는 티나와 달리 욜란은 가정적인 느낌이 드는 남성이다. 요리를 직접 하고 주변을 깔끔하게 청소하는 욜란의 행동을 본 티나는 자신의 집에 간섭하는 느낌이 든 나머지 그와 대립하기도 하지만 곧 낯선 남자와 친숙해지기 시작한다. 서로 대립적인 느낌이 들던 욜란과 티나는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깨닫기 시작한다. 춤을 가르쳐 주기 위해 차스키와 함께 춤을 추던 욜란은 티나와 함께 춤을 추다가 키스를 나누게 된다. 차스키는 친한 아저씨인 욜란이 자신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혼란을 느끼기도 하지만 곧 그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욜란이 함께 있어주길 원한다.
하지만 티나의 자유분방한 모습은 욜란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욜란은 티나에 대한 사랑에 가득찬 나머지 그녀에게 프로포즈하려 하지만 자신의 집에서 락밴드의 멤버인 니콜라스와 함께 사랑을 나누는 티나의 모습을 목격하자 자신이 결국은 집 안에 사는 하숙인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는다. 권위적인 어른인 니콜라스를 싫어하는 차스키는 자신의 어머니가 니콜라스와 결별하고 욜란과 함께 하길 원한다. 그래서 차스키는 거리에서 서커스를 하는 여인을 니콜라스와 사귀도록 하기 위해 그녀를 콘서트장에 초대하지만, 아이의 소원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결국 차스키가 원하던 시나리오와 달리 욜란은 티나의 집을 떠나 새로운 사랑을 시도한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일깨워준 욜란이 사라졌음을 깨달은 차스키는 자신이 그토록 찾길 원하던 친아버지를 찾자고 어머니를 졸라댄다. 본격적인 락밴드 활동을 앞둔 티나는 자신의 미래보다는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결심한다.
티나와 함께 그리스로 떠난 차스키는 그 곳에서 아버지의 존재를 찾아나선다.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가리킨 아버지란 남자를 본 두 모자는 황급히 식당을 떠난다. 세월이 지난 남자의 모습은 사진 속의 훨친한 외모와 달리 누추하게 변해버렸던 것이다. 티나는 과거의 기억에서 회상한 남자의 달라진 이미지에 당황해하며 아버지의 존재를 본 것으로 만족하자고 말하지만 어린 차스키는 용기를 내어 남자에게 접근한다. 짧은 만남이지만 차스키는 남자와 함께 문어를 잡으면서 남자가 자신이 상상하던 아버지임을 확신한다. 어머니 몰래 외출한 뒤 잠자리에 누운 차스키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티나에게 '사랑은 가슴으로 느끼고 뒤늦게 머리 속에 떠오른다'는 욜란의 말을 언급한다. 티나는 차스키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과거와 대면하기로 결심한다. 그리스를 떠나는 마지막 날, 티나를 통해 자신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리스 남자는 아들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차스키 모자를 기다린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차스키는 남자를 아버지로 인정하며 그와의 재회를 기약한다. 차스키의 여정은 과거를 확인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스 남자와 차스키와의 만남을 통해 그들은 이제 서로의 존재를 생각하며 앞으로의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차스키 모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고속도로에서 과속한 두 모자가 만난 경찰관이 욜란임을 확인한 뒤 영화는 세 사람이 새롭게 삶을 시작할 것임을 암시한다. 아름다운 석양 속에서 사라지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그리고 영화를 마무리하는 발랄한 배경음악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