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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Heartbeats / Jose Gonzal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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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큐브에서 열리는 칸 국제 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을 매해마다 빼놓지 않고 가고 있다. 처음에는 반짝반짝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하기 위해 보러 갔지만, 이제는 한 해를 기념하기 위한 나만의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지금까지 만난 수많은 광고들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광고는 소니 브라비아의 탱탱볼 광고이다. 이후에 나온 폭발하는 페인트나 찰흙으로 빚어진 토끼 등의 시리즈들도 좋긴 하지만 탱탱볼 광고는 아름다운 영상을 넘어서서 우리의 삶이 다양한 색들로 인해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광고였다.

또한 이 광고의 힘은 25만 여개의 알록달록한 탱탱볼 뿐만 아니라 배경에 흐르고 있는 호세 곤잘레스(Jose Gonzalez)의 Heartbeats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이 광고를 보고 호세 곤잘레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된 앨범이 없어서 섭섭했는데, 드디어 그의 앨범이 라이센스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소라의 눈썹달이나 슬로우 쥰의 앨범들도 재발매... 털썩.) 아무튼 이번에 발매된 그의 앨범 <Veneer>는 Heartbeats가 수록된 그의 데뷔 앨범으로, 아직도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스웨덴으로 온 아르헨티나 출신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포크 싱어-송라이터 호세 곤잘레스는 엘리엇 스미스나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피온 리건처럼 "고요함은 새로운 굉음(Quiet is the New Loud)" 집단의 멤버라고 불린다. 그만큼 그의 음악은 느린 움직임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파고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Veneer>에서도 때때로 Lovestain이나 Hints에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어떤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앨범의 발매로 그의 상징인 달콤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처음부터 차분하게 들을 기회가 생겨서 참 반갑다. 자기 전에 들으면 더 좋을 것 같다.



 


+ 호세 곤잘레스는 리메이크에도 일가견이 있는 뮤지션인 것 같다. 매시브 어택을 리메이크한 Teardrop이야 이미 유명하지만, 카일리 미노그가 신나게 불렀던 Hand On Your Heart를 담담하고 슬픈 분위기로 리메이크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Heartbeats 또한 일렉트로닉 듀오인 나이프(The Knife)의 음악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처음에 원곡의 조악한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고 섣부른 실망을 했는데, 나중에 그들의 라이브 영상을 보고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저런 무대를 실제로 한번 보고 싶다. 호세 곤잘레스와 느낌은 다르지만 원곡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