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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제로 포커스 (ゼロの焦点 / 이누도 잇신 감독,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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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의 이누도 잇신 감독을 생각하며 <제로 포커스>를 본다면 자못 놀랄지도 모를 일이다. <제로 포커스>는 소설가 마츠모토 세이초 100주년을 맞아 메이저 스튜디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이누도 잇신 감독 스스로도 이전과는 다른 연출 스타일로 완성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스타일의 변화가 마냥 아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195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원작이 지닌 특유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단아하면서도 고전적인 연출은 오히려 영화를 위한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추리소설이지만 사건의 추리보다는 사건에 얽힌 사연과 그 속에 담긴 드라마에 집중하는 <제로 포커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흡입력을 발휘하는 데에는 히로스에 료코, 나카타니 미키, 기무라 타에 세 여배우의 연기의 힘이 크다. 특히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가슴을 파고드는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는 영화가 끝나도 그 잔상이 오래 남는다.

GOOD: 각기 다른 캐릭터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세 여배우의 매력.

BAD: 세 여배우에 가려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니시지마 히데토시.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

- <제로 포커스>는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마츠모토 세이초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대표작인 ‘제로의 초점’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메이저 영화사인 도호, 덴츠, 아사히 TV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제로 포커스>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로 섬세한 연출력과 감각적인 영상을 인정받은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 195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도쿄 근교를 비롯해 이바라키, 후쿠시마, 시즈오카, 나가노, 나고야, 이시카와, 오카야마 등을 돌며 로케이션 촬영지를 찾았다. 특히 스토리의 주요 핵심이 되는 도시 가나자와의 주요 장소들은 한국의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 세트에서 촬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