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 theater

땡큐, 마스터 킴 (Intangible Asset Number 82 / 엠마 프란츠 감독, 2008)


호주의 재즈 드러머가 한국의 무속음악인을 찾는다? <땡큐, 마스터 킴>이라는 이 생소한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한국인도 잊고 지냈던 무속음악에게 호주에서 온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와 엠마 프란츠 감독이 바치는 짙은 애정이 녹아든 영화다. 무형문화재 82호 김석출 선생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을 찾아온 사이먼 바커의 여정을 통해 영화는 한국의 전통문화가 지닌 정서의 근원을 차곡차곡 따라가며 보편적인 언어로서 음악의 위대함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외국인의 시선임에도 오히려 한국인보다 더 명확하고 섬세하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인의 관심에서 멀어진 무속문화와 전통음악을 오히려 새로운 음악적 영감이자 문화적 유산으로 바라보는 사이먼 바커와 엠마 프란츠 감독의 모습이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드는 이유다. 세월과 국경을 뛰어넘어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음악의 놀라움을 새삼 느끼게 만드는 다큐멘터리다.

GOOD: 서로의 정신을 공유하는 순간, 재즈와 국악도 하나가 될 수 있다.

BAD: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 우리는 거기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 것일까.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

- 재즈 가수 출신으로 세 장의 음반을 내기도 했던 엠마 프란츠 감독은 2005년 앨범 녹음을 위해 만난 사이먼 바커로부터 한국의 무당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운 음악적 영감을 찾고 있던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는 한국의 무형문화재 김석출 선생의 연주에서 감흥을 얻어 그를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있었다. 보편적인 언어로서 음악을 그린 영화를 찍고 싶었던 엠마 프란츠 감독은 사이먼 바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사이먼 바커의 한국 방문에 동행했다. 이들은 요요마가 이끄는 실크로드 앙상블의 일원인 국악인 김동원 교수, 평생을 음악에 바친 배일동 명창 등을 만나 알게 된 한국 전통음악의 정서와 문화를 영화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