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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arthouse모모

돈 조반니 (Io, Don Giovanni /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 2009)


거장 감독의 손을 통해 스크린으로 옮겨진 모차르트의 오페라라니 궁금할 만하다. 하지만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돈 조반니>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처럼 오페라보다는 오페라에 얽힌 뒷이야기에 더 관심이 많은 영화다. 천재적인 시인이지만 여성 편력에서 말이 많았던 로렌조 다 폰테와 마찬가지로 재능은 있지만 가난에 허덕이는 모차르트, 그리고 이들의 작품에 영감을 주는 카사노바 세 사람을 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오페라 ‘돈 조반니’의 내용과 지나치게 짝을 맞춘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런 도식적인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돈 조반니>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극과 극을 넘나드는 영상과 함께 펼쳐지는 오페라 무대 때문일 것이다. 강렬한 색감은 물론 현실과 환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출은 거장 감독과 천재 작곡가의 손길이 빚어내는 놀라운 경험이다.

GOOD:
눈과 귀가 즐거운 오페라의 향연.
BAD: 가끔씩 눈이 감기기도 하지만...

* 조이씨네에 올린 글입니다.

- 스페인 출신의 실존 인물로 추정되는 돈 주앙을 소재로 한 ‘돈 조반니’는 천재 시인 로렌조 다 폰테의 수려한 문장과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장엄한 음악이 어우러진 오페라로 1787년 초연됐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단 5번 공연된 비운의 오페라 ‘돈 조반니’는 희비극을 넘나드는 풍자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은 <얼음에 얼린 박하>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사촌 안젤리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스페인 출신의 거장 감독. 이번 <돈 조반니>에서는 유럽 최고의 오페라 가수를 캐스팅해 오페라 특유의 장엄한 아리아를 생생히 재현하는 한편, 극명한 명암대비의 화려한 영상과 극 속의 극이 연출되는 독특한 화면구성으로 대담하고 강렬한 연출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