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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우린 액션배우다 (Action Boy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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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액션배우다'는 서울액션스쿨 8기를 수료한 동기생들의 모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 촬영 장면에서 스턴트맨이나 대역 등을 맡은 배우들의 삶의 현장을 담아낸 점만 본다면 마치 KBS 다큐 인간극장처럼 쓸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질 것 같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다큐를 가장한 코미디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상당히 재미있고 잘 만든 다큐영화이다. 영화는 감독인 정병길 자신의 삶을 나레이션을 통해 인상적으로 보여주는데, 스스로의 삶을 희화화하는 모습부터 이 영화의 성격을 나타낸다. 주인공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면서 웃음을 이끌어내며 심지어 자신의 군대 후임까지 등장시켜 자신의 연출 배경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감독의 솔직함이 매우 마음에 든다.

영화의 초반부는 2004년 당시 서울액션스쿨 오디션 장면을 통해 다양한 사유로 액션스쿨에 지원한 모집생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영화는 액션스쿨 지원생들의 오디션의 모습을 통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오디션 때만 하더라도 어색한 몸동작을 보여주고 어눌한 말투를 들려주던 지원생들이 영화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교차하여 보여주면서 열심히 노력해 현업에서 활동하는 액션스쿨 동기생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차량 스턴트 씬에서 와이어 액션 및 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이지 않는 활약을 하는 권귀덕 씨, 신성일 씨 그리고 곽진석 씨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는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 명의 배우들을 보여주는 한편 자신의 장래의 삶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제주에서 말을 기르며 생활하지만 방송국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에 상경해 점을 치고 점쟁이 말대로 호랑이 문신을 했다는 전세진 씨의 모습은 코미디언 저리가라 할 정도로 큰웃음을 선사하지만 한편으론 얼마나 일이 안풀리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연민도 생긴다. 또한 계속된 인대 부상으로 액션배우의 꿈을 접어야 했던 권문철 씨의 사연은 안타깝지만 가수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땀을 흘리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한편 '우린 액션배우다'는 영화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고생하는 액션배우들의 애환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챔피언 마빡이'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스턴트맨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스턴트를 하는 배우에게 어떠한 보호 장치가 없어 임시로 수건으로 몸을 둘러 액션을 모습을 통해 스턴트맨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영화계의 현장을 꼬집는다. 또한 차량 충돌 씬 촬영 장면에서 액션 지도를 하던 권귀덕 씨가 감독에게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지만, 감독은 그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촬영한다. 촬영이 끝난 후 홀로 담배를 피우는 권귀덕 씨의 모습은 쓸쓸함이 느껴진다. 또한 와이어 액션을 하다가 손이 부러져 병원에 누워 있었던 곽진석 씨를 찾아간 그들의 동료들 모두 부상자였다는 에피소드는 유머러스하면서 안타까웠다. '짝패'의 다다미 액션씬에서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많은 스턴트맨들의 뼈와 인대가 소모되었다는 나레이션이 기억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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