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 theater

우리는 왜 더 가난해졌을까(인사이드 잡, 2011)




이 질문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절대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오스카 다큐멘터리 작품상 수상작이기도 한 '인사이드 잡'은
경제 신문이나 잡지, 책을 보고 소위 경제에 빠삭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으로만 벅차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교육용 영화답게
정치, 경제, 언론의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으며
세계적 금융 위기에 '거대' 금융 기업이 주요한 원인이었는데도
관련자들이 거의 처벌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짚어준다. 

그러나 이른바 전문가 영역인 경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며 보다 전문적인 관객들은 인터뷰이나 내용에 대해
얼마든지 훈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탄탄한 음악과 편집 외에 영화적인 테크닉 면에서 놀라울 것은 없지만
유쾌하면서도 무섭기도 한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미국이 빤히 보이지만 아무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비리로
가상 경제가 실물 경제를 말아먹은 다음 일어난 이 굉장한 재난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경제 대통령'이 야기한 경제 위기를
아마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보다 더할지도 모를 자연적 재난과 함께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이야기할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몹시 마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