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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인 블룸: 생존자의 슬픔과 추억이 담긴 미스테리 드라마

인 블룸
감독 바딤 페렐만 (2007 / 미국)
출연 우마 서먼, 에반 레이첼 우드, 에바 아무리, 브렛 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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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어느 날,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절친한 친구인 다이애나와 모린은 수업 시간 전 화장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끔찍한 비명소리를 듣는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느껴지던 비명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기관총 소리가 들려오자 두 여성은 그제서야 교내에서 총기사건이 일어난 것을 직감한다. 이 때 사건의 주범인 한 남학생이 들어와 둘 중 누가 죽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그들을 협박한다. 끔찍한 광경 후 한 여인의 비명소리로 이어지면서 영화는 성인이 된 다이애나를 보여준다. 사건이 있은지 15년 후 다이애나는 교수인 남편과 사랑스러운 딸 엠마와 함께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여전히 총기사건을 잊지 못한다. 딸을 태운 차를 운전하던 다이애나는 자신의 고등학교에서 추모행사를 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차마 그 곳을 들르지 못한다.

'인 블룸'은 현재의 다이애나와 총기사건이 있기 전의 다이애나의 모습을 중첩시켜 플래시백을 통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전개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스릴러적인 치밀하고 스피드한 구성을 취하기 보다는 느릿하면서도 차분한 드라마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영화는 성인인 다이애나를 통해 총기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끔찍한 기억을 환기하는 고통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식 다이애나의 환상을 통해 보여지는 총기사건의 끔찍한 기억의 재생은 그녀의 아픔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반면 학창시절의 다이애나의 모습을 통해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한 여학생의 탈선행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녀와 정반대의 성격을 갖춘 모린과의 추억을 통해 성인으로 발돋움할 시기에서 자신들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두 소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편 이전 작품인 '모래와 안개의 집'에서 보여준 정물화같은 인상적인 풍경처럼 '인 블룸'도 생명의 삶과 죽음을 상징하는 식물과 개미들의 모습, 그리고 수영장 속의 물의 이미지를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영화는 미스테리한 근거들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다이애나는 자신의 딸인 엠마를 사랑스러워 하지만 정작 딸은 마치 자신의 고등학생 시절처럼 어머니에게 반항한다. 게다가 가톨릭 학교의 수녀를 통해 엠마가 학교에서 자주 어두운 곳에 숨어 지내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이애나는 엠마를 점잖게 타이르지만 아이는 그녀의 애정이 거짓이라고 말한다. 점점 말을 듣지 않는 엠마를 바라보면서 다이애나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다이애나는 우연히 남편이 젊은 여자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면서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녀는 평화로운 가정을 위해 살아가길 원했던 자신의 인생이 뭔가 삐걱거린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이애나는 외면했던 자신의 과거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함을 깨닫고 꽃을 든 체 자신의 옛 교정으로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