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금)에 열렸던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에 이어
제 2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가
11월 29일(토) 저녁 8시에 개최됩니다.
제 1회 상영회 관련 공지 포스팅 보기
제 1회 상영회 후기 포스팅 보기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 상영회는
관객들이 영화를 직접 고르고,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컨셉의 상영회입니다.
또한 유명인사나 평론가 없이, 블로거들과 관객들이 동등한 시각에서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교류할 수 있는
색다른 씨네토크도 함께 진행됩니다.
일시: 11월 29일 토요일 저녁 8시
장소: 아트하우스 모모
* 상영 후에는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씨네토크 시간이 이어집니다.
* 본 상영회는 유료 상영입니다.(7,000원)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에서는 씨네아트 팀 블로그 멤버들이 추천하시는
다섯 편의 영화 중 최다 득표를 얻은 영화 1편을 상영하게 됩니다.
최종 투표 결과
투표를 하시고, 덧글이나 트랙백으로
후보 영화에 대한 추천 리뷰나, 꼭 보고 싶은 이유등을 적어주시는 분들 중
선정되신 분들께 선물을 드립니다. (기간: 11. 17 ~ 11. 28)
(당첨자 본인 확인이 필요하므로, 덧글을 다신 분들은
자신의 글에 비밀덧글로 성함과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덧글 아이디에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의 링크를 연결하신 분들이나
트랙백을 다신 분들은 해당 블로그를 방문하여 연락을 드릴테니
성함과 연락처를 남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 씨네아트 블로거들의 추천의 글 =======
<도니 다코 Donnie Darko> - 인생의별님
“이게 뭐야!” 리차드 켈리 감독의 <도니 다코>를 처음 봤을 때, 저도 모르게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시답잖은 영화라서 나온 탄식이 아니었습니다. 플롯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시종일관 우울한 영화인데도 왠지 모르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도니 다코>는 뒤늦게 나온 감독판을 봐도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아니, 이해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하는 영화입니다. 지금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은 듀란듀란의 ‘Notorious’에 맞춰 춤추는 소녀들과 그 모습을 바라보며 열광하는 어른들의 모습, 그리고 오버랩 되어 등장하는, 집을 불로 태우는 제이크 질렌홀의 비열한 웃음입니다. 거기엔 미국 중산층 가정에 대한 조롱과 비난, 나아가 인간 이면에 숨겨진 추악함을 드러내는 영화의 냉소적인 시각이 감춰져 있습니다. <도니 다코>는 요즘 같은 연말에 보기에는 행복한 영화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도니 다코>는 볼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레이닝 스톤 Raining Stones> - 스노우맨님
영화의 주인공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면서 딸을 끔찍이 아끼는 남자입니다. 그에게는 하룻동안 먹을 생활비조차 부족하지만 딸의 성찬식에 필요한 하얀 드레스를 사주기 위해 온갖 일을 찾아 다닙니다. 주인공이 일거리를 찾아다니면서 벌어지는 헤프닝들이 희극적으로 전개되지만 영화는 단순히 코믹하면서도 눈물겨운 하층민들의 삶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레이닝 스톤'은 주인공과 그의 장인어른과의 대화를 통해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독실한 믿음이 비참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가 아니면 노동자들의 연대가 조금이나마 현실을 바꿀수 있는가 라고 말이죠. 제가 켄 로치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에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을 영화 속에 주입시켜 관객들에게 강요하기보다는 모든 세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모습을 구성한 후 두 사람의 대립을 통해 무엇이 올바른가에 대한 판단을 관객에게 남겨두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올바른 대답일까요. 이 영화를 통해 관객분들의 여러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놀라운' 연출력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새겨보고 싶네요.
<메멘토 Memento> - 아쉬타카님
얼마전 개봉했었던 <다크나이트>를 통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 받아 단숨에 헐리웃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사실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 <메멘토>를 통해 더 큰 파장과 인상을
남겼던 감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단기기억상실증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라는 소재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구성 면에서
시간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신선한 연출 방식과 더불어, 관객들로 하여금 완벽한 퍼즐게임에 주체가 되도록 만드는 치밀하고 디테일한
연출력은 당시에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모두 지지를 받았을 정도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가이 피어스는 이 영화를 통해 단숨에 큰 주목을 받기도 했었고, 극중 레너드가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온몸에 새긴 문신 역시,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스코필드가 등에 새긴 문신보다도 더 큰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었습니다. <다크나이트>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초기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고, 영화의 특성상 예전에 관람하신 분들도
영화를 단 번에 100% 이해하기 쉽지 않은터라, 다시 한번 보고 싶은 마음에 <메멘토>를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놀라운' 연출력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새겨보고 싶네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Fear Eats the Soul> - 세뼘왕자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어떻게 소비되고 있을까요? 트러블 메이커, 괴짜 영화감독, 전천후 재주꾼, 겂 없는 게이, 뉴저먼시네마의
기수 등등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은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사실입니다. 짧은 시간 순탄하지 않았던 그의 작품들과 인생이 증명해주듯
말이죠. 다작을 했음에도 국내에 소개된 작품이 몇 개 되지 않고, 더구나 36살의 나이로 요절한 천재 독일의 감독이 한국땅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그의 영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의 공이 큽니다. 영화를 알지 못해도 왠지 제목이 낯설지 않은 이 작품은 파스빈더가
1974년에 만든 영화이면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60세의 독일인 여성과 20대 중반의 아랍 노동자의 사랑. 두 명 모두 독일
사회에서 보호와 애정의 영역 밖에 있었던 인물이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에는 유독 관심을 갖습니다. 우리들처럼 말이죠. 그 관심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파스빈더는 냉소적으로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사적으로도 굉장히 의미가 큰 작품이지만, 어려운 얘기 다 떠나서 스토리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본 후 과연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가 무슨 의미인지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쥴 앤 짐 Jules et Jim> - 환빛님
저에게 <쥴 앤 짐>은 연애를 다룬 영화들 중에서 가장 최고라고 생각되는 영화입니다.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가 창조한 삼각 관계 로맨스에서 절친한 친구 사이인 쥘과 짐은 카트린이라는 한 이상적인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누벨바그의 여신이라고도 불리는 잔느 모로가 맡은 카트린은 자유롭고 솔직한 성격의 캐릭터로, 영화 속에서 그 무엇보다도 매혹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나누는 사랑에서 달콤하고 행복한 부분만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쥴 앤 짐>은 사랑이란 소유할 수도 없고, 공유할 수도 없는 것이라는 성찰을 통해 사랑의 씁쓸한 단면도 함께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세 사람이 달리는 유명한 장면으로 대표되는 영화 속의 아름다운 영상미입니다. 실험적인 촬영 기법에 기반한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세련되고 재미있는 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쥴 앤 짐>을 다시 보면서 다른 분들과 함께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