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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은막의 화원들을 만나다!-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만난 대한민국 대표미술감독들과의 대화

지난 2월28일(토)과 3월 1일(일) 양일 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대한민국미술감독열전<은막의 화원: 21세기 스크린의 화가들>의 특별한 만남의 자리 ‘미술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영화 감독이나 배우가 아닌 영화 스탭이 중심이 되는 자리였던 이번 기획전은 열성적인 관객들과 친절한 미술감독님들이 만나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봄날의 햇살이 유리창에 스며드는 따스한 주말. 아트하우스 모모의 상영관은 아름다운 화폭을 만들어 낸 화원들의 꼼꼼한 기억력과 따스한 조언 덕에 더욱 화사한 기운으로 물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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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2월 28일(토)오전에는 가장 먼저<쌍화점>의 미술감독인 김기철 미술감독님과의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김기철 미술감독님께서는 배우만큼 강한 인상의 터프한 외모의 마치, 액션감독같은 스타일이셨지만 의외로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셔서 ‘감독과의 대화’시간을 웃음으로 이끌어주셨습니다. 전 일, <쌍화점>으로 백상예술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주진모에 대한 질문과 응답도 오갔는데요. 영화 개봉 후 많은 논란이 있었던 주진모의 가창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김기철 미술감독님의 말에 따르면 배우 주진모는 아주 훌륭한 가창력의 소유자이지만 다소, 가라오케 스타일로 노래를 해서 안타깝게 다른 분의 목소리를 덧입혔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벽란도 장면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제작하기엔 경비소요가 너무 많이 들어서 칼 한 자루를 만들기 위해 중국까지 갔던 이야기를 비롯, 영화 속, 왕의 공간은 고증을 통해 지금의 원룸같은 형태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영화 속 장면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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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의 프로덕션 디자인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살펴 볼 수 있었건 이민복 미술감독님의 미니 클래스는 무엇보다 영화 미술감독을 꿈 꾸는 미술학도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트하우스 모모의 스크린을 통해 보는 꼼꼼한 자료 수집 과정, 병원과 경성 시대의 가옥등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스케치 자료들, 그리고 3D로 구축한 공간의 조감도와 실제 촬영한 장면들까지, 이민복 미술감독님이 꼼꼼하게 담아온 영화의 안과 밖, 시작과 끝의 이야기들을 통해 아름다운 미술영화이기도 한 <기담>의 비밀들이 밝혀지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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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의 신보경 미술감독님과 여성 스태프들 모두가 ‘춘희’를 두고 벌인 쟁탈전에 대해 들을 수 있었던 신보경 미술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분위기만큼이나 따사롭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정향 감독님을 비롯 얼마나 많은 스탭들의 사랑 속에 탄생한 캐릭터가 ‘춘희’인지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태극기 휘날리며>,<소년은 울지 않는다>등 다소 남성적인 색채가 강했던 작품들의 미술을 담당했던 신대한민국의 1세대 미술감독 신보경 감독님의 실제 모습이 가장 많이 투영된 캐릭터가 바로 ‘춘희’라고 하네요. 상영이 시작하면서 배우 심은하의 얼굴이 스크린에 비치자 몇몇 분들의 가벼운 탄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근 십 년만에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배우 심은하는 정말 예쁘고 근사한 배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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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성 미술감독님이 털어놓은 배우 이영애의 빨간 눈화장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던 <친절한 금자씨>의 대화시간은 조화성 미술감독님의 달변 아래 매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늦은 토요일 밤 극장 안을 채운 <친절한 금자씨>의 골수팬들은 조화성 미술감독님들이 밝힌 영화 속 뒷 이야기들과 조감독님의 영화 미술 지론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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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감독과의 대화 이틀 째인 3월 1일(일)오전에는 <음란서생>의 미술감독 조근현 감독님께서 자리를 함께 해주셨습니다. 아직도 많이 회자되고 있는 아름다운 한복색깔의 비밀에 대한 친절한 답변을 통해 왜 그렇게 영화 <음란서생>속의 색이 제법이었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기존의 텔레비전 사극들과는 달리 빛을 반은 머금고, 받은 내뱉는 소재를 가지고 한복을 제작해서 광택을 최소화한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으셨다고 합니다.
조근현 미술감독님은 마치 선생님처럼 차분하게 이야기를 진행해주셔서 일요일 오전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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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달콤한 인생>의 류성희 감독님과의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여러 팬들을 갖고 있는 스타 미술 감독답게 류성희 미술감독님 개인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이 길게 이루어졌구요. <달콤한 인생>의 독특한 색감과 스카이라운지의 공간감에 대한 다소 전문적인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들이자 류성희 감독님께서 영화미술을 담당한 두 편의 작품, 박찬욱 감독의<박쥐>와 봉준호 감독의<마더>에 관한 이야기까지. 4O분여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이틀 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진행되었던 이번 미술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영화 미술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함께하는 배움의 장은 물론이고, 제작 현장의 주요 인물인 미술 감독과 극장의 관객들이 함께 만나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던 그 자리의 온기가 아직도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대한민국미술감독 열전 <은막의 화원 : 21세기 스크린의 화가들>의 자리에 기꺼이 참여해주신 여섯 분의 미술감독님들과 관객분들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말,말,말
영화에게 미술이란? 대한민국대표미술감독들의 대답은…


‘영화 미술은 시나리오를 스크린이라는 화면을 통해 표현하는 것!’
-<쌍화점>의 김기철 미술감독


‘철저한 분석과 고증을 통해 시대의 공기까지 꼼꼼히 재현하는 작업.’
- <기담>의 이민복 미술감독


‘영화에게 미술이란, 그저 존재하는 것. 공기처럼. 당연히 그래야하는 것처럼.’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신보경미술감독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시각적 만족을 선사하는 것!’
-<친절한 금자씨>의 조화성 미술감독


‘없으면 안되는 것, 때로는 없는 듯 존재해야 하는 것.’
- <음란서생>의 조근현 미술감독


‘종합 예술인 영화라는 장르 속에 아름답게 녹아드는 특별한 한 부분.’
-<달콤한 인생>의 류성희 미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