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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미국 동부의 역사를 담은 코믹 로드무비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감독 조엘 코엔 (2000 / 프랑스, 영국, 미국)
출연 조지 클루니, 존 터투로, 팀 블레이크 넬슨, 존 굿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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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1900년 대 초 죄수들의 집단노동 중 탈출한 세 명의 남자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율리시즈와 델마, 피트가 탈옥을 결심하게 된 것은 다름아닌 보물 때문인데, 세 명 중 리더 격인 율리시즈가 숨겨논 120만 달러의 돈이 있는 곳을 향해 길을 떠난다.

영화는 세 명의 남자가 여행 중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당시 미국 동부의 역사적인 모습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피트의 친척인 한 가난한 농부를 통해 당시 농민들의 비참한 삶이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가난 때문에 농장을 잃고 가족들이 떠나며 심지어 자신을 찾아온 친척마저 배신하게 된 농부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씁쓸한 느낌을 안겨준다. 보물을 얻으면 무엇을 할거냐고 묻는 율리시즈의 물음에 '사채업자들을 찾아가 그들의 주머니에 돈을 쑤셔넣은 다음 빼앗긴 내 농장을 되찾고 싶다'는 델마의 답변은 자신의 토지들을 빼앗긴 농부들의 비참한 삶을 축약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또한 성경책을 판다는 사람의 이중적 행동을 통해 종교의 이름을 파는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데 성경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하면서 율리시즈 일행의 돈을 갈취하는 모습은 종교를 팔아 이득을 취하는 도둑같은 종교인들의 행태가 잘 드러나 있다. 한편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흑인 기타 연주자 토미를 교수형 시키려는 에피소드를 통해 흑인들을 향해 증오를 표출하던 KKK 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토미를 구해주기 위해 율리시즈 일행이 KKK단으로 분장한 후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웃음을 안겨주면서 동시에 평소에 존경받던 인물들이 사실은 KKK단이라는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미국인들의 이중성과 적대감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이처럼 영화 속의 세 인물의 여정 동안 보여지는 부조리한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냄으로써 웃음을 표출하기도 하지만 당시 미국 역사의 단면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편 영화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의 내용을 창의적인 발상으로 적용하고 있다. 성경을 팔아 돈을 번다는 남자가 사이클롭스처럼 한쪽 눈이 멀었다는 특징이라든지 세이렌처럼 율리시즈 일행을 유혹하는 세 명의 여인, 그리고 개구리로 변해버린(?) 피트의 모습 등 '오디세이아'의 내용을 미국적인 특성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율리시즈가 아내를 찾으러 가는 과정은 오디세우스가 모험 끝에 이타카에 도착할 때 수많은 청혼자들에게 둘러싸인 페넬로페를 찾아가는 과정과 유사한 내용을 보여준다. 율리시즈가 반거지 차림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찾아내지만 아내는 경제력 있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처럼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을 잃을 위기에 처한 율리시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내를 되찾으려고 한다. '밑바닥 아이들'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지도 모르고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며 아내를 애타게 바라보는 율리시즈의 노력은 코믹하면서도 즐거운 느낌이 든다.



 
Soggy Bottom Boys- I Am A Man Of Constant So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