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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워커 에반스(Walker Evans)

소나기가 그치고 맑게 개인 일요일날 친구들과 미술관을 다녀왔다. 창밖으로 올림픽공원이 한눈에 보이는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워커 에반스(Walker Evans)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워커 에반스는 미국 경제공황 시절, FSA(농업안정국)에 소속되어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소작농이나 피폐한 미국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작가라고 한다.

먼저 우리는 20층에서 티켓팅을 하면서 이벤트에도 응모를 했다. 당첨되면 아트하우스 모모 무료티켓도 준다는데...ㅎㅎ 꼭 당첨이 되길 바라는 부푼 맘을 가지고 관람을 시작했다.

 

20층은 워커 에반스의 여러 저서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외에도 1930년대의 세계연표와 에반스의 작품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리고 포토 존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인화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인화지는 1인당 한 장씩 주어진다니 참고하시길...ㅎㅎ)
 

 

20층에서 우리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계단을 통해 19층 본 전시관으로 향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곳 미술관의 본 전시관 이외에도 엘리베이터나 전시장을 잇는 통로 문에서 워커 에반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
 

 

19층은 워커 에반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실은 아늑하고 작품 하나하나를 천천히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또한 1930년대 FSA시절의 작품과 <포춘>지 시절의 작품, 쿠바와 지하철 포트레이트 연작 등 파트 별로 구분되어 있어 관람하기에 편했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점은 같은 작품을 확대해서 원래 사이즈와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해 둔 공간이 있는데 한 군데로 초점이 흐릿한 곳이 없이 너무나 깨끗하고 선명했다.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평면인 그의 작품이 입체로도 보여져 눈을 의심하기도 했다.

그렇게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어렸을 적 들었던 옛날이야기와 같은 따뜻한 기분을 느꼈다. 워커 에반스는 단순히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었다. 그의 사진 속에서 나는 에반스만의 서정적인 시각과 관점을 엿볼 수 있었다.
한미사진미술관에서 바라본 올림픽 공원의 아름다운 전경과 워커 에반스의 훌륭한 작품들, 그리고 남은 여운까지 내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