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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송 (Les Chansons D'Amour, 2007) - 사랑과 죽음, 그리고 만남 크리스토퍼 오노레 감독의 영화 은 몇몇 이들에게 로 알려져 있는 영화다. (아마도 퀴어 영화를 좀 챙겨본 사람들 중에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꽤나 있을꺼라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영화의 큰 틀은 3부작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챕터 안에서 영화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사랑 이야기라는게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만은 아니다. 사랑과 사별, 그리고 새로운 만남에 대해서 말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영화의 시작은 삼각관계다. 줄리와 이스마엘, 그리고 앨리스의 삼각관계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영화 중 1부에서 이들의 관계를 풀어낸다. 남자 한 명과 여자 둘이 나오는 영화들은 꽤 많은데, 이들의 관계는 남자 한명을 여자 둘이 싸우는 관계가 .. 더보기
마보드 세라지, <테헤란의 지붕> 최근 영상매체로 만들어진 '페르세폴리스'나 '연을 쫓는 아이'같은 소설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세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힘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드러냄으로써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독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으며, 그 현실 속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작가의 경험담은 많은 공감을 자아내게 한다. '테헤란의 지붕' 역시 앞에서 언급한 소설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 소설이다. 73년 당시 파샤와 아메드의 우정을 통해 소년들의 성장담을 흐뭇하게 묘사하면서도, 한 소년의 죄책감을 통해 어두운 역사의 비극을 드러낸다. 흥미로운 점은 도입부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독백 장면을 통해 이야기를 플래쉬백 하듯이 전개한다는 점이다. 1975년 겨울 한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주인공의 내면을 그린 다음 모.. 더보기
[시리어스 맨] 코믹한 동시에 진지하고 심오한 우화 무겁고 심각한 영화와 가볍고 우스꽝스러운 영화를 번갈아서 만들어온 코엔 형제의 신작의 제목이 이다. 하지만, 그들의 성향으로 예측해 볼 때, "시리어스 맨"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정말로 "시리어스"할 것인지는 의구심이 앞섰다. 이상한 캐릭터들로 가득차 보이는 예고편을 보고서 괴상할 것이 분명하다는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서 영화를 보러 갔지만, 영화는 의외로 코믹하면서 심오했다. 그리고 그 심오함이 나의 이해력을 뛰어넘는 수준인 것 같아서 장문의 리뷰는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주인공 래리 고프닉으로 분한 "마이클 스터버그"는 리들리 스코트의 에서 디카프리오의 변호사로 3분 정도 출연한 것을 본 게 전부인 낯선 배우이지만, 에서의 연기는 최고였다. 마치 살찐 우디 알렌을 연상시키는 그의 신경질적이고 불.. 더보기
존 론슨,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국내에선 아직 미개봉된 영화이지만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영화는 여러가지 면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조지 클루니, 제프 브리지스, 이완 맥그리거 그리고 케빈 스페이시라는 막강한 캐스팅과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란 독특한 제목이 과연 무슨 내용의 영화일지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동명의 원작이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책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영화의 시놉시스와 책의 내용을 대충 비교해 보니 영화는 책의 내용을 극 형식으로 바꾼 작품에 가까웠다. 원작은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존 론슨이란 사람의 논픽션인데, 허구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나 믿기지 않는 황당한 내용이 실화라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책은 80년대 당시 초능력을 이용해 벽을 통과하는 염력을 계발.. 더보기
인 디 에어 _ 각자의 삶의 무게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2009) 각자의 삶의 무게 제이슨 라이트먼의 최신작 는 그의 전작 때문에 기대를 갖게 했던 작품이었다. 물론 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은 각본을 쓴 디아블로 코디 였지만, 어쨋든 연출을 맡은 제이슨 라이트먼의 신작은 를 매우 인상깊게 본 입장에서 몹시 기대가 되는 바였다. 여기에 조지 클루니와 베라 파미가의 캐스팅은 와는 다르게 '어른'의 이야기를 들려주겠구나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역시나 이 '어른'의 이야기는 삶의 여러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창, 그리고 위로가 담긴 좋은 드라마였다. 주인공인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은 해고 전문가다. 고용주가 직접 해고를 통보하지 못할 경우에 대신 사람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독특한 직업이라 할 수 있는데,.. 더보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부조리에 느끼는 무력한 불편함 우리들 대부분은 초라한 옷차림과 엉터리 가구들을 부끄럽게 여기지만, 그보다는 초라한 생각과 엉터리 철학을 부끄럽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 아인슈타인 - 명언이 명언인 이유는 현실의 세계에 적용하는 게 말도 못하게 어렵기 때문인가 보다. 어쩌면, 현실은 경구와 명언의 세계를 에 끊임 없이 되풀이 되는 문장처럼 "부러워하고 부끄러워하고"만 있는지도 모르겠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현실과 경구의 세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옳은 가치와 즉물적인 현실 세계의 거리, 작가는 아득한 거리를 절망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속에 그려냈다. 소설과 완강하게 감겨도는 표지 그림, 시녀들 표지에 나오는 벨라스케스Velazquez의 그림 은 작가의 상상력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처음 보았을 때,.. 더보기
찰나의 청춘(4월이야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버린다. 누구나 알며 누구나 입에 올리는 이 흔하디흔한 말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이해하게 되는 때는 돌연히 찾아온다.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는 벚꽃비와 함께 떠오르는 이와이 슌지의 영화 ‘4월이야기’는 나의 대학교 신입생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와는 다르게 내 기억속의 벚꽃은 늘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졌고 나의 청춘 역시 그러했다. 한국에 개봉했던 그때, 러닝시간도 짧고 별다른 이야기도 없이 끝나버린 이 영화를 같이 본 선배는 무척 실망했지만 나는 그 익숙하지 못한 아쉬움이 도리어 인상적이었다. 비록 내게는 첫사랑을 따라서 기적적으로 대학을 간 경험은 없었지만, 추운 북해도의 아사히가와에서 따뜻한 도쿄로 내려온 주인공과 반대로 나는 따뜻한 남쪽에서 추운 북쪽으.. 더보기
공기인형 - 배두나를 위한 영화 그리고 외로운 현대인 '공기 인형'. 소리의 울림이 좋은 단어다. 영화 포스터엔 파스텔 톤의 배경에 메이드 복장을 한 배두나가 서있다. 살짝 기대가 된다. 아무런 영화 내용에 대한 정보 없이 영화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또 다른 '린다 린다 린다'를 기대하면서. 공기인형 '노조미'는 성 욕구를 풀어주는 대용품이다. 좋게 말해 공기인형이지 흔히 말하는 섹스돌(Sex doll)이다. 어느날 노조미는 사람의 마음을 얻게 되고 움직이게 된다. 살아 움직이는 인형이 된 것이다. 어린 아이처럼 세상을 배워 나가는 노조미는 비디오 대여 가게에서 준이치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비디오 대여 가게에서 일하게 되는 노조미. 영화는 노조미와 노조미 주변의 현대인을 담아낸다. 영화엔 유독 외로운 현대인들이 많이 나온다. 아니, 외로운 현대인들'만.. 더보기
<서양골동양과자점> and life goes on 기분이 우울하다면 혹은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단 것을 먹는 일은 도움이 된다. 예쁜 가게에서 맛있는 과자나 케이크를 먹는다면, 분명히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그런 일 하나로 힘든 인생이 쉽게 장밋빛이 되지 않겠지만, 그런 사소한 일이야말로 살아가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요시나가 후미의 은 케이크 가게를 배경으로 한다. 케이크 가게라면 아기자기한 장식의 인테리어와 예쁘고 귀여운 여자 종업원을 떠올리겠지만, 불행히 그녀의 가게는 서양골동품점에 이상하지만 멋진 남자밖에 없다. 시력을 잃게 되어서 갑자스레 은퇴한 권투선수, ‘마성의 게이’라는 실력은 있지만 문제투성이 파티쉐, 불행한 과거를 가진 부잣집 도련님 점장, 쓸모라곤 전혀 없는 사고뭉치 갸르송, 어떻게 보면 우울한 네 명의 부조화한 남자들이 운영하는.. 더보기
[클래스] 교실과 계급, 진심을 공유할 수 없는 벽 클래스 (Entre les murs) 로랑 캉테 감독, 2008년 리얼리티를 통해 현실을 끌어당기다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한 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눈 선생님들은 앞으로 자신이 맡을 학생들의 명단을 보며 정보를 주고받는다. 방학을 마치고 교실에 모인 학생들은 여전히 떠들썩하다. 학교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풍경. 하지만 는 여느 학원물처럼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훈훈한 관계나 풋풋한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 다만, 이 평범한 풍경을 멀찍이 바라보며 교실과 학교의 속살을 샅샅이 담아내고 있을 뿐이다. 에는 특별한 사건이 없다. 실제 교사 출신 작가 프랑수아 베고도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에서 출발한 영화지만, 연출을 맡은 로랑 캉테 감독은 소설의 영화화보다는 소설 속 교실의 풍경을 최.. 더보기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는 문구로 시작하는 '허트 로커'는 전쟁이란 광기 속에서 심신적으로 붕괴 되어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초반부의 강렬한 폭발씬을 통해 폭탄 처리반의 작업이 목숨을 거는 위험한 직업임을 관객에게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불의의 사고로 폭발물에 직접 접근을 시도하려는 군인의 모습을 슬로우하게 묘사한 장면은 극한적인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초반의 폭발물 사고로 죽은 팀리더의 후임으로 온 제임스 중사는 초반부의 신중한 선임와 대비되는 행동을 보인다. 영화는 제임스의 폭탄 처리 과정을 통해 위험천만한 스릴감을 전달한다. 고요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폭탄 처리의 과정은 조그마한 소리나 예상치 못한 돌발 사건들의 등장을 통해 .. 더보기
경계도시 2 (The Border City 2, 2009) '경계도시 2'는 2003년 당시 37년만에 고국을 방문한 송두율 교수가 이념의 광풍에 휩싸이는 논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전편인 '경계도시'가 촬영될 2001년 무렵에도 송 교수는 한국을 방문할 결심을 세웠지만 준법 서약서 작성 및 국정원 조사에 응하라는 보수 측의 반발 때문에 입국을 포기하였다. '경계도시'에서 국정원이 요구하는 사항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을 제안한 서울대 선배 김지하의 영향인지 몰라도 심정의 변화가 생긴 송 교수는 자신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심한다. 한국 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변화했는지 체감하고 싶다고 말한 송두율 교수의 말처럼 감독 역시 그가 한국을 방문해 느낀 감정을 영상을 통해 전달하려고 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감독은 송두율 교수를.. 더보기
언 애듀케이션 _ 교육, 과정의 중요성 언 애듀케이션 (An Education, 2009) 교육, 과정의 중요성 어쩌다보니 연출을 맡은 론 쉐르픽 보다 각본을 쓴 닉 혼비가 더욱 유명세를 탔던 영화 을 지난 주말 보았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감독과 주연 배우 정도만 알고 가는 나로서는 (모르면 모르고 볼 수록 최적의 조건에서 관람할 수 있다), 포스터만 보고는 '좀 샤방한 로맨스겠구나' 했는데, 물론 로맨스적인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그 이상의 성장담이었으며 가족과 교육의 굴레를 보면서 의외로 우리내 교육현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이 작품을 보며 이런 현실을 떠올리게 될 줄은 사실 몰랐다). 여기까지만 보면 '에이, 또 성장이야기야?' 싶은데, 사실 영화 가운데 성장담이 아닌 영화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매번 반복되는 성.. 더보기
공기인형 _ 외로움에 관한 위로의 판타지 공기인형 (空気人形, 2009) 외로움에 관한 위로의 판타지 를 비롯해 지난해 에 이르기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은 매번 삶의 관한 깊은 통찰로 인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한 켠이 심하게 저려오는 현상을 일으키곤 했었다. 이런 그의 작품들을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의 팬이 되어버렸는데, 이런 그의 신작 에 대한 첫 인상은 사실 조금 의외라는 느낌이었다. 전작들로 미뤄 봤을 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세계관이란, 너무나 현실적이고 평범한 것들을 다루면서도 그 속에서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의 조각을 찾아내 성찰하고 투영해내는 것이라고 느꼈었기 때문에, '공기인형'이라는 소재와 무언가 사이버 판타지스러운 느낌의 기본 골격은 왠지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었기 .. 더보기
로저 딘 회고전 <Dragon's Dream> - 상상력으로 가득찬 LP 캔버스 앨범 커버라는 것이 단순히 뮤지션의 외모를 보여주는 창구에 지나지 않을 경우도 많지만, 음악이라는 예술을 담은 패키지의 포장은 의외로 멋진 캔버스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단순히 뮤지션의 사진을 담아낼지라도 어떤 순간을 포착하느냐에 따라서 그 뮤지션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기는 꽤 매력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뮤지션이 직접 그림을 그려넣어 자신의 또다른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기도 하며, 때로는 수수께끼같은 이미지들로 신비감을 주기도 한다. 더구나 CD가 개발되기 이전, LP라는 커다란 캔버스를 활용했던 시기에는 예술적 재능을 LP 커버에 담아내었던 음반들이 꽤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인 "로저 딘(Roger Dean)"의 커버아트 전시가 지난 3월말부터 6월 6일까지 대림 미술관.. 더보기
예언자 _ 범죄를 통한 사회화 과정 예언자 (Un Prophète, 2009) 범죄를 통한 사회화 과정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신작 가 눈에 들어왔던 가장 큰 이유는, 왠지 모를 제목의 위엄 때문이었다. '예언자'라는 제목은 쉽게 줄거리를 예상하기 어려운 제목이기도 하고(제목은 '예언자'인데 영화의 줄거리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무언가 단어자체에서 오는 무게감과 위압감이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게 된 프랑스 영화 는 이런 위엄으로 시작되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들었던 다른 '위엄'들이라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전미 비평가협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등의 수상 소식과, 를 잇는 걸작이라는 호평들이었는데 사실 언제부턴가 갱스터 영화 혹은 범죄 수작 영화들에 와의 비교가 빠진 적이 없다는 것을 들어 크게 관여치는.. 더보기
게임의 규칙(언 에듀케이션, 2010) 만약 풋풋하고 반짝이던 스무살이었다면, 영화 속 예쁘고 똑똑한 여주인공의 감정에 지나치게 몰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서른 살을 훌쩍 넘어 초라하게 늙어가는지라 결코 전면에 두드러지지 않는 부모와 선생의 마음에 도리어 공감하게 되었다. 이상적인 사회의 교육제도에서라면 교육자는 "교육이 왜 필요한가요?"라고 묻는 학생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대답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불평등한 현실에서 선생과 부모가 그 답을 주기란 쉽지 않으므로, 학생이 교육의 가치를 깨닫는 것은 나이가 들어 현실을 체감하거나 학교나 제도권이라는 라인 밖으로 밀려나는 순간이다. '왜'가 아니라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대사처럼, 교육 받을 기회, 더 나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다는 상황이 본인에게는 일.. 더보기
인빅터스 _ 영감(靈感)은 어떻게 전달되는가. 인빅터스 (Invictus, 2009) 영감(靈感)은 어떻게 전달되는가 지난 해 최고의 작품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였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도 좋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배우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눈물 흘리지 않았을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배우와 감독을 빼놓고는 상상할 수 없는 걸작이었다. 그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는 그래서 볼 것도 없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다. 남아공의 유명한 지도자인 넬슨 만델라를 주인공으로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영화화한 는, 럭비 (스포츠)라는 소재가 더해져 또 한번 뻔한 감동 공식이 아닌 이스트우드 만의 깊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럭비라는 소재 때문에 이 영화를 스포츠 영화로 오해하는 이.. 더보기
[셔터 아일랜드] 죄의식이 빚어낸 처참한 악몽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마틴 스콜세지 감독, 2009년 정교한 스토리와 이미지로 재현한 심리 스릴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비바람이 몰아칠 것 같은 잿빛 하늘 아래, 한 척의 배가 불길한 기운을 가득 안은 채 유유히 바다 위를 항해하고 있다. 배가 향하고 있는 곳은 정신질환을 지닌 극악한 범죄자들을 격리시켜놓은 오래된 정신병원이 있는 외딴 섬 ‘셔터아일랜드’. 연방보안관 테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동료 척(마크 러팔로)과 함께 이곳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셔터아일랜드로 가는 중이다. 이들의 여정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의 삶이 수월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얼굴 한 편에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드리운 테디는 뱃멀미 때문에 고생이다. 화장실.. 더보기
[시리어스맨] 너무나도 진지했던 한 남자 시리어스맨 (A Serious Man) 코엔 형제 감독, 2009년 가슴 서늘하게 만드는 코엔 형제만의 블랙코미디 “당신의 삶은 안녕하십니까?”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어떤 이는 해맑은 웃음으로 잘 살고 있다고 답할 것이고, 어떤 이는 풀이 죽은 표정으로 별로 안녕하지 못하다고 힘없이 말할 지도 모른다. 물론, 질문한 이에게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거냐고 버럭 화부터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꾸만 삶이 꼬여만 가고 있어 미칠 지경인, 그래서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이 너무나 많은 ‘진지한 남자(a serious man)’ 래리(마이클 스터버그)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코엔 형제의 신작 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지리도 재수 없는 한 남자가 한 가닥 희망을 붙잡으려고 별짓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