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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ater

더 킹 (The King,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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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은 한 남자의 욕망으로 인한 파국을 통해 기독교의 구원과 용서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다. 영화의 주인공인 엘비스는 해군을 갓 제대한 청년이다. 그는 해군 복역기간 동안 모은 돈으로 차를 산 다음 어느 교회가 있는 곳을 향해 도착한다. 교회에 도착한 엘비스는 교회의 문 바깥에서 한 남자 목사의 설교를 묵묵히 지켜본다. 교회 내부에서는 데이빗 센도우 목사가 설교를 하면서 신학대학교 진학을 앞둔 자신의 아들인 폴을 소개하고 있다. 교회에 들어가지 못한 체 외부에서 목사의 설교를 지켜보는 행동은 마치 집에 들어가지 못한 체 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아이처럼 느껴지는데, 그가 데이빗을 직접 만남으로써 행동의 이유가 밝혀진다.

예배가 끝난 후 엘비스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목사의 자동차를 쫓아간다. 엘비스의 행동을 의심스럽게 생각한 데이빗은 차에서 내린 후 그와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데이빗은 엘비스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그가 다름아닌 자신의 옛 연인으로부터 나온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엘비스를 냉대한다. 데이빗은 자신의 과거는 신을 만남으로써 용서 받았다면서 엘비스를 외면한 후 가족들에게 엘비스에게 상종도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처럼 엘비스에게 데이빗의 가족은 자신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공간이지만 데이빗은 그를 가정의 평화를 파괴할 수도 있는 외부인으로 생각하고 그를 외면한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쓸쓸히 차를 모는 엘비스의 모습과 아버지가 사준 차를 타고 즐거워 하는 폴의 모습은 아버지로부터 인정 받은 자식과 인정 받지 못한 자식 간의 대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엘비스는 집을 임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서서히 데이빗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욕망을 구현하기 시작한다. 먼저 그는 데이빗의 딸인 말레리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힘없어 보이고 억눌린 분위기를 가진 말레리는 드라이브를 하자는 엘비스의 요청을 듣고 아버지의 경고를 언급하면서 거절하지만 결국 그와 함께 드라이브를 타게 되고 엘비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엘비스와 말레리의 비밀스러운 밀회는 점점 깊어지게 되고 엘비스는 데이빗의 집에 들어가 사랑을 나눌 정도까지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밀회는 말레리의 오빠인 폴에게 들통이 나고 만다. 아버지의 말을 충실히 따르던 폴은 엘비스가 사는 곳까지 자동차로 쫓아와 그에게 말레리를 만나지 말 것을 요구한다.


ps1. 이 영화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요소가 하나 있는데, 영화 초반 엘비스가 해군을 전역한 후 가방에 장총을 넣어 들고 가는 장면이었다. 군대를 전역 했는데 왜 총을 가져갈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총기 자유화가 된 나라이기 때문에 전역 기념으로 주는 건가.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이어서 생소한 느낌도 들었다.

ps2. 폴 다노가 열성적인 기독교 신도로 나와서 '데어 윌 비 블러드'같은 광기를 기대 했었는데 아쉽게도 영화 속 비중은 작은 편이어서 조금은 아쉬었다.

ps3. 동물의 시체를 보는데 불편한 관객들은 조금은 잔인한 장면이 있으니 조금 불쾌감을 감내하시길 바란다. 재미있는 건 영화의 크레딧 말미에 영어로 영화 속에서 동물을 죽이지 않았다는 문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꽤 리얼한 장면이어서 난 진짜 시체인 줄 알았는데 가짜라고 문구가 나오니 당황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