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백만년 만에 가본 미술 전시회, 라고는 하지만 작년 2월 리움에 갔었구나. 그땐 상설 전시만 둘러보고 말았었지. 나중에 <앤디 워홀 팩토리>전인가를 했었는데 그냥 패스. 사람 많을 거 같은 전시회는 왠지 싫다. 같은 이유로 시립 미술관에서 하는 블럭버스터러스한 전시회는 한번도 안간다. 평일 낮시간에 한가롭게 둘러보는 미술관은 정말 좋은데 주말에는 엄두가 나질 않는 거다. 그럼에도 꼭 가봐야 할 이유가 하나라도 있어주면 도움이 된다. <slow slow quick quick>전은 5명의 젊은 작가들 작품을 모은 작은 전시인데 영진공 필자인 도대체님도 출품하셨다고 해서 다녀왔다. 이유가 있으니 계속 날짜를 보다가 기어이 가게 된다.
구마 갤러리는 이준익 감독의 호를 따서 이름 지어진 작은 전시 공간이랜다. 원래 그림도 그리시는 분이라 자기 작품도 전시하고 젊은 작가들에게 공간을 내어주기도 하고 그러려고 만든 모양이다. 구마 갤러리는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조금 올라가면 헌법재판소 길 건너편에 있다. 과연 이런 곳에 미술 전시회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 즈음에 짠 하고 나타난다.(이건 <안경>(2007) 식 길 안내법이다) 예전에 사무실이 이 근방일 때에는 뻔질나게 다니던 장소인데 강남으로 이사를 한 이후로는 정말 왠만해선 잘 안가게 된다. 위로는 삼청동, 아래로는 인사동의 중간 위치쯤 되니까 먼 훗날에는 역사와 전통의 밥집들이 사라지고 이 주변도 많이 달라질런지 모르겠다.
전시 오픈일에 서영배 작가의 작품 無始無終 시리즈 가운데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사고가 있었고 서영배 작가는 작품이 깨어진 상태 그대로 전시를 하기로 했다. 덕분에 예정에 없던 설치 작품이 하나 추가된 셈인데, 이 날의 에피소드는 도대체님 블로그에서 미리 접했던 터라 그리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그외 서영배 작가의 작품들은 바깥쪽 창가에 주로 전시되고 있었는데 사이즈가 아담해서 "앞으로는 부자들 안 방에 쏙 들어갈만한 작은 작품들을 해야겠다"던 故 백남준 선생 말씀이 생각나는 아담 사이즈의 작품들이었다. 작품들 각각의 자태(?)가 궁금한 사람들은 직접 방문해보시고.
도대체 작가의 작품들. 위로부터 미영, 주희, 인형 연작 시리즈다. 서영배 작가의 작품 하나는 찬조 출연. 윗 사진의 미영 시리즈는 원래 모두 12점이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이미 팔린데다가 자취마저 감춘 상태였다. 이거 원래 전시 끝나고 가져가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사신 분이 몽골로 가신다고 해서" 미리 드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바꿔 말하자면 작품이 해외로까지 팔려나가는 도대체님의 작품 세계 되시겠다. 평소 블로그를 통해 봐오던 작품들이었지만 원본을 한데 모아놓으니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한데 모여 일관된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인형> 시리즈는 'slow slow quick qucik'전의 하이라이트다.
마지막으로 장안의 화제, <예쁘게 죽어요>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도대체님의 작품. 마지막 순간까지 예쁘게, 자신있게. 불굴의 풍자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랄까. 생명 경시, 자살 권장이라고 힐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해석하기 나름이지. 한쪽 면 밖에 못보시는 분들은 차라리 조용히 지나가주세요. <불량공주 모모코>(2004) 들을 싸잡아서 힐난하려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저 다양한 목소리의 하나라고 생각해주면 안되려나. 이 작품 때문에 도대체님 블로그는 티스토리를 떠나 독립 서버로 이사를 갔다. 어쩌면 이 포스팅도 경고를 먹고 차단될런지도 모른다. 물론 티스토리는 티스토리의 '입장'이란 것이 있을테지만, 어쨌든 대중 매체와 예술의 간극이란 건 바로 이런 지점에서 발견된다.
구마 갤러리는 이준익 감독의 호를 따서 이름 지어진 작은 전시 공간이랜다. 원래 그림도 그리시는 분이라 자기 작품도 전시하고 젊은 작가들에게 공간을 내어주기도 하고 그러려고 만든 모양이다. 구마 갤러리는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조금 올라가면 헌법재판소 길 건너편에 있다. 과연 이런 곳에 미술 전시회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 즈음에 짠 하고 나타난다.(이건 <안경>(2007) 식 길 안내법이다) 예전에 사무실이 이 근방일 때에는 뻔질나게 다니던 장소인데 강남으로 이사를 한 이후로는 정말 왠만해선 잘 안가게 된다. 위로는 삼청동, 아래로는 인사동의 중간 위치쯤 되니까 먼 훗날에는 역사와 전통의 밥집들이 사라지고 이 주변도 많이 달라질런지 모르겠다.
전시 오픈일에 서영배 작가의 작품 無始無終 시리즈 가운데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사고가 있었고 서영배 작가는 작품이 깨어진 상태 그대로 전시를 하기로 했다. 덕분에 예정에 없던 설치 작품이 하나 추가된 셈인데, 이 날의 에피소드는 도대체님 블로그에서 미리 접했던 터라 그리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그외 서영배 작가의 작품들은 바깥쪽 창가에 주로 전시되고 있었는데 사이즈가 아담해서 "앞으로는 부자들 안 방에 쏙 들어갈만한 작은 작품들을 해야겠다"던 故 백남준 선생 말씀이 생각나는 아담 사이즈의 작품들이었다. 작품들 각각의 자태(?)가 궁금한 사람들은 직접 방문해보시고.
도대체 작가의 작품들. 위로부터 미영, 주희, 인형 연작 시리즈다. 서영배 작가의 작품 하나는 찬조 출연. 윗 사진의 미영 시리즈는 원래 모두 12점이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이미 팔린데다가 자취마저 감춘 상태였다. 이거 원래 전시 끝나고 가져가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사신 분이 몽골로 가신다고 해서" 미리 드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바꿔 말하자면 작품이 해외로까지 팔려나가는 도대체님의 작품 세계 되시겠다. 평소 블로그를 통해 봐오던 작품들이었지만 원본을 한데 모아놓으니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한데 모여 일관된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인형> 시리즈는 'slow slow quick qucik'전의 하이라이트다.
마지막으로 장안의 화제, <예쁘게 죽어요>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도대체님의 작품. 마지막 순간까지 예쁘게, 자신있게. 불굴의 풍자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랄까. 생명 경시, 자살 권장이라고 힐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해석하기 나름이지. 한쪽 면 밖에 못보시는 분들은 차라리 조용히 지나가주세요. <불량공주 모모코>(2004) 들을 싸잡아서 힐난하려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저 다양한 목소리의 하나라고 생각해주면 안되려나. 이 작품 때문에 도대체님 블로그는 티스토리를 떠나 독립 서버로 이사를 갔다. 어쩌면 이 포스팅도 경고를 먹고 차단될런지도 모른다. 물론 티스토리는 티스토리의 '입장'이란 것이 있을테지만, 어쨌든 대중 매체와 예술의 간극이란 건 바로 이런 지점에서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