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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Stanno tutti bene,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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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는 몇 년째 연락이 없는 자식들이 그리워 자식들 몰래 그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5명의 자식을 둔 스쿠로 노인이 자식들이 사는 도시들을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여기에 초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이미지들을 연출하면서 노인의 아름다운 추억과 자식을 그리워 하는 애타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 큰 성인이 된 자식들이 아직도 아이처럼 느껴진다는 노인의 말처럼 영화 속에서 자식을 만날 때 그 자식이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인데 자신이 키웠던 자식들의 어린 모습은 성인이 된 자식들의 현실적인 모습과 대비돼 순수했던 자신의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5명의 자식들 중 유일하게 연락이 되지 않는 알바로의 집에 전화를 걸어 자동 응답기 속의 음성이 나오는 동안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이 스쿠로 노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정지 상태에 있다가 음성이 끝나면 정지되어 있던 사람들이 다시 움직이는 초현실적인 장면을 보여주는데 자동응답기 음성이 나오는 동안은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다는 노인의 애타는 목소리처럼 자식의 안부를 그리워 하는 아버지의 초조한 마음이 초현실적인 장면을 통해 드러난다.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영상을 통해 노인의 옛 추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자신이 신혼 시절 처음으로 묵었던 호텔의 방을 찾아 첫날 밤을 보냈던 아내와의 애틋한 추억을 보여준다. 또한 오페라 광이었던 자신이 시칠리아에서 사는 동안 가보지 못한 스칼라 극장을 찾아가 그 속에서 자신을 위해 공연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보는 장면도 인상적인데 특히 이 장면에서는 이 영화의 배경음악을 작곡한 엔니오 모리꼬네가 지휘자로 출연한다.

하지만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는 마냥 노인의 아름다운 추억만을 담은 영화가 아니다. 노인이 자신의 자식들을 찾아가면서 겪는 에피소드 들에는 현대 이탈리아 사회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자식들의 안타까운 모습들이 담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