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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소녀 (Osama,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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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회 속 여성의 모습을 그린 영화인 '천상의 소녀'는 생존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소녀의 모습이 강렬한 영화였다. 영화는 초반에 여성에게 일할 권리를 달라며 챠도르를 걸친 여성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탈레반이 시위하는 여성들을 잡아가고 이 장면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연출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적인 느낌을 불어넣는다. 여성의 노동을 금지함으로써 생계조차 꾸리기 힘든 여성들의 모습을 영화는 한 모녀 가족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소련과의 전쟁 등으로 남편과 친척을 잃은 어머니는 자신들에게 생계를 마련해줄 남자가 없는 것을 한탄하는데 할머니가 우연히 꺼낸 말이 씨가 되어 소녀는 아버지의 옷을 입고 머리를 잘라 남장을 하게 된다.

남장여자를 다룬 보통의 영화들과는 달리 '천상의 소녀' 속의 소녀는 생존 속에서 가시밭길을 걷는다. 남장을 한 소녀는 챠도르를 벗어 느끼는 해방감보다는 누군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 탈레반에 고발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질려 있다. 거리를 지나가면서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면 두려움에 떤 체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길을 걸을 때 자신을 쫓는 남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은 목숨을 건 두려움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영화 속 여주인공 역을 맡은 마리나 골바하리는 감독에게 우연히 캐스팅되어 영화에 출연했는데, 연기경력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의 정서를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연기가 아닌 실제 행동 속의 두려움을 표현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소녀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은 영화의 사실성을 더욱 불어넣으면서 관객의 공감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