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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 가짜 하늘의 슬픔 성남은 오르세 미술관에서 쿠르베의 을 본다. 성남은 쿠르베의 그림 중에서 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는 에 있는 고된 노동의 현실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그는 법을 피해 프랑스로 도망왔고, 식당에서 일이라도 해 볼까 생각하지만 식당 주인이 그의 이력서를 가지고 있는 게 싫어서 포기한다. 그는 파리에서는 그림을 그리지 않지만, 그 전까지 주로 하늘의 구름을 그려 온 화가이다. 그렇다면 그가 노동을 통해 모사하는 하늘의 의미는 무엇일까. 엘리아데의 [성과 속]에 따르면 인간은 성스러운 장소를 통해 세계의 중심을 잡을 때에만 자기의 실존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 종교적 인간은 세계의 자연상으로 초자연적인 것을 파악하는데, 자연은 항상 그것을 초월하는 무엇인가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중에서 .. 더보기
체실 비치에서 (On Chesil Beach) '체실 비치에서'는 결혼 후 첫날 밤을 보내기 위해 호텔에 머물고 있는 두 남녀의 심리를 첫날 밤의 모습과 과거 두 남녀의 사랑을 오가며 서술하고 있다. 소설은 주로 젊은 두 남녀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기 위해 두 남녀가 서로 내면 속에서 벌이는 갈등을 그리고 있지만, 이 두 명의 남녀의 갈등은 1960년 대의 영국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보수적인 분위기 대신 진보적인 물결이 들어오는 세대 속에서 산 두 남녀는 보수적인 부모와 가정의 굴레를 결혼을 통해 해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이들의 결혼은 새로운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셈이다. 하지만 60년대 당시 보수적인 성에 대한 관념은 두 명의 사랑을 파탄으로 몰아넣는다. 에드워드는 결혼을 통해 드디어 육체적인 결합을 할 수.. 더보기
화차 (火車) 형사 근무 중 사고로 다리를 다쳐 휴직 중인 혼마 슌스케는 우연히 먼 친척인 구리자카 가즈야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그의 부탁은 행방불명된 세키네 쇼코라는 여자를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가즈야의 약혼녀였던 쇼코가 사라지게 된 계기는 그녀의 비밀 때문이었다. 신용카드가 없어 불편해 보이던 쇼코를 위해 은행원인 가즈야가 카드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다름아닌 개인파산자 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이후로 그녀는 소리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가즈야의 부탁으로 쇼코의 행방을 찾기로 한 혼마는 그녀가 파산 신청한 법률사무소를 찾아가 그녀의 인적사항을 조사한다. 그 과정에서 혼마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내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는 카드로 인한 신용불량자 문제와 개인파산으로 인해 희생당한 인간의 다양한 .. 더보기
암보스 문도스 (アンボス·ムンドス)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은 '그로테스코'와 '아임 소리 마마' 두 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두 권을 읽고 느낀 점은 여성의 내면, 특히 악의(惡意)가 인상적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악의로 인해 사건의 행방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가고 결국 파국을 맞이한다는 점이 두 소설에서 받은 인상이었다. '암보스 문도스'는 앞에서 언급한 특성이 잘 드러난 단편소설집이라고 생각한다. 단편소설이라는 특성상 이야기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체 끝이 마무리 되는 글도 있고,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글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편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내면의 묘사가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들을 깔보는 듯한 주변 사람들과 가족, 그리고 사회나 가족 속의 우월적인 남성에게 순응하는 듯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그들을 향한 .. 더보기
검은 집 (黒い家) 보험사정(査定) 업무를 맡고 있는 신지는 자신을 찾는다는 고객의 전화를 받고 어느 집에 도착하게 된다. 어디서 나는지 알 수 없는 지독한 냄새와 그로테스크한 모습의 검은 집에 도착한 그는 전화를 건 당사자인 고모다를 만난다. 기름이 묻은 왼쪽 장갑은 벗지 않은 체 손님을 맞이하는 고모다의 도저히 알 수 없는 정적인 검은 눈을 본 순간 신지는 속으로 불안감을 느낀다. 검은 집으로 들어가자 고모다는 그의 아들인 가즈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이를 부르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다. 가즈야의 방문을 열어 그를 불러달라는 고모다의 요청에 신지는 가즈야의 방문을 연다. 그순간, 그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가즈야란 아이는 목을 맨 체 숨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그가 더욱 놀란 건 가즈야의 시체가 아니었다. 그가 정.. 더보기
스키피오의 꿈 (The Dream of Scipio) '핑거포스트,1663'의 저자인 이언 피어스의 저서인 '스키피오의 꿈'은 전혀 다른 시대이지만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역이라는 같은 지역에 있었던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허울뿐인 로마가 멸망 직전이었던 5세기의 만리우스 히포마네스, 교황이 아비뇽에 있을 때 흑사병이 유럽을 휩슬고 있었던 14세기의 올리비에 드 노엔, 그리고 독일에게 점령당한 2차 대전 시기의 쥘리엥 바뇌브가 바로 이들인데 서로 다른 시대이지만 사건의 기승전결에 맞추어 진행되기 때문에 마치 동시대에 세 사람이 행동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세 명은 서로 다른 시대의 사람들이지만 똑같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한다. 만리우스는 원래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자기 지역의 평화를 얻기 위해 권력을 얻을 수 있는 베종의 주교가 되고 로마의 평화를 .. 더보기
Fionn Regan _ The End of History Fionn Regan _ The End of History 01. Be Good Or Be Gone 02. The Underwood Typewriter 03. Hunters Map 04. Hey Rabbit 05. Black Water Child 06. Put a Penny In the Slot 07. The Cowshed 08. Snowy Atlas Mountains 09. Noah (Ghost In a Sheet) 10. The End Of History 11. Abacus 12. Bunker Or Basement 확실히 예술이란, 그리고 음악이란 인간의 영혼을 위로해주고 치유해주는 가장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깊은 새벽, 캄캄한 방안에 이어폰을 통해 귀로 전해오는 음악 한 자락의 여운은, 듣는 이로.. 더보기
우리학교 _ 우리를 보시라 우리 학교 우리를 보시라 현재 지구상에 ‘조선’이라는 국호를 쓰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남조선’이라는 국호를 쓰지 않음은 물론이요, 북한 역시 ‘조선’이 아니라 ‘북조선 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고 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고 기호 상으로만 남아있는 통일 조선이 존재하는 곳이 있다면 바로 재일동포사회에 존재하는 ‘조선학교’일 것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가끔 TV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살짝 엿볼 수 있었지만, 그들을 이해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개봉한 김명준 감독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는 존재 여부만, 혹은 존재 자체도 잘 알지 못했던 우리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었다. 김명준 감독은 궁극적.. 더보기
분당 커피해피 (Coffee Happy) 몇 년 전 에스프레소 머신을 처음 구입했을 때에는 커피빈에서 파는 8온스(170g 정도)짜리 원두를 사다가 먹었습니다. 종류에 따라 1만2천원 ~ 1만5천원 정도 했죠. 중간에 마트에서 7, 8천원짜리도 먹어봤는데 그건 정말 별로더군요. 그러다 작년 3월부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원두를 주문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500g을 한꺼번에 구입하면 택배비까지 지불하더라도 커피빈에서 사는 것 보다 저렴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주문을 받은 시점에 로스팅을 해서 보내주니까 적어도 처음 받았을 때에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고 신선한 커피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처음으로 주문해서 받았던 커피는 콜롬비아 에스메랄다 수프리모였는데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커피였는데도 포장을 막 열었을 때의 감동.. 더보기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 (Obsluhoval Jsem Anglickeho Krale, 2006) 이리 멘젤 감독의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는 꼬마라는 뜻인 디떼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리고 있다. 교도소에서 15년의 형기를 마친 나이 든 디떼는 자신이 일할 곳인 독일군이 살던 폐허를 찾아가고 그 곳에 정착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영화는 현실과 과거를 드나들면서 이야기를 전개 시키는데 현재의 디떼의 모습을 나이든 남자의 진지한 내면적인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곱씹어 본다면 과거의 디떼는 마치 무성영화의 컬러판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디떼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통해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젊은 디떼가 돈의 힘을 서서히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운데 돈을 벌고 남은 잔돈을 일부러 바닥에 뿌려 사람들의 반응이 지켜보는 과정이 마치 찰리 채플린 영화.. 더보기
하워즈 엔드 (Howards End, 1992) '하워즈 엔드'는 영국의 상류층 집안인 슐레겔 가와 윌콕스 가 간의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영국 상류층의 천민 자본주의적인 모습과 집안 속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가부장에 편입되는 여성의 불운한 삶을 다루고 있다. 슐레겔 가의 헬렌이란 여성이 윌콕스 가의 아들과 사랑에 빠진 후 헬렌이 그녀의 집안에 부친 전보를 통해 슐레겔 가와 윌콕스 가의 만남이 이루어지지만 첫 만남은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 헬렌의 사랑은 하루도 되지 않아 깨져 버리고 전보를 듣고 찾아온 그녀의 이모는 윌콕스 가의 장남인 찰스의 불친절함에 넌더리를 치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윌콕스 가의 노부부가 슐레겔 가가 사는 런던으로 이사해 오자 그들은 과거의 안좋은 일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붙임성이 좋고 성격이 활.. 더보기
천상의 소녀 (Osama, 2003) 이슬람 사회 속 여성의 모습을 그린 영화인 '천상의 소녀'는 생존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소녀의 모습이 강렬한 영화였다. 영화는 초반에 여성에게 일할 권리를 달라며 챠도르를 걸친 여성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탈레반이 시위하는 여성들을 잡아가고 이 장면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연출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적인 느낌을 불어넣는다. 여성의 노동을 금지함으로써 생계조차 꾸리기 힘든 여성들의 모습을 영화는 한 모녀 가족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소련과의 전쟁 등으로 남편과 친척을 잃은 어머니는 자신들에게 생계를 마련해줄 남자가 없는 것을 한탄하는데 할머니가 우연히 꺼낸 말이 씨가 되어 소녀는 아버지의 옷을 입고 머리를 잘라 남장을 하게 된.. 더보기
모리스 (Maurice, 1987) 1900년대 초 영국의 상류 사회 속 동성애를 그린 '모리스'는 모리스라는 인물의 사랑과 아픔을 그리고 있다. 요즘 관점에서 봐도 동성애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쉽게 인정받을 수 없는 모습이니, 20세기 초 보수적인 영국 상류층으로 태어난 모리스의 사랑은 사회로부터 있어서는 안될 금기와도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전반부는 모리스가 케임브리지 재학 시절 그의 연인이자 친구인 클라이브를 만나면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악보를 계기로 서로 만나게 된 모리스와 클라이브는 친해지면서 점점 애정으로 발전하게 된다. 클라이브가 용기를 내 모리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데, 사랑고백을 들은 모리스가 당황하지만 결국 그들은 금기를 깬 사랑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영국의 보수적인 사회는 동성애를 용인하지 않는.. 더보기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 (Stanno tutti bene, 1990)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는 몇 년째 연락이 없는 자식들이 그리워 자식들 몰래 그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5명의 자식을 둔 스쿠로 노인이 자식들이 사는 도시들을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여기에 초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이미지들을 연출하면서 노인의 아름다운 추억과 자식을 그리워 하는 애타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 큰 성인이 된 자식들이 아직도 아이처럼 느껴진다는 노인의 말처럼 영화 속에서 자식을 만날 때 그 자식이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인데 자신이 키웠던 자식들의 어린 모습은 성인이 된 자식들의 현실적인 모습과 대비돼 순수했던 자신의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5명의 자식들 중 유일하게 연락이 되지 않는 알.. 더보기
무용 (無用, 2007) 춤을 추는 무용(舞踊)이 아니라 쓸모 없다는 뜻의 무용(無用)이라는 것, 그리고 옷을 소재로 중국의 변화와 현재의 모습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라는 정도를 알고 봤습니다. 이런 정도의 사전 정보는 스포일러가 아니라 영화의 실제 내용과 전혀 다른 엉뚱한 기대를 하지 않게 해주는 권장 사항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지아 장커(賈 樟柯)의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는 이들 가운데 이런 정도의 기초 정보도 없이 왔다가 당황하시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요. 왜 춤은 안추고 다들 옷만 만들고 앉아있는겨? 스폰지하우스에서 저와 같은 줄에 앉으셨던 한 분이 중간에 나가셨어요. 춤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오셨더라도 은 대중 영화의 기초 미덕 몇 가지를 갖추고 있지 않은 작품이기에 중간에 일어서는 분이 계실 법도 .. 더보기
그들 각자의 영화관 (Chacun Son Cinema, 2007) 깐느 영화제 60주년 기념작. 영화관이라는 공통 소재에서 출발한, 무려 서른 다섯 명의 거장들이 만든 그들 각자의 단편들. 과연 깐느가 아니면 어디서 이런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겠나 싶으면서도 그래 참 잘 나셨네요, 하게 되는 얄궃은 심정이었달까. 왠지 제대로 만든 영화 같지가 않고 다른 DVD 타이틀에 번들로나 들어가야 어울릴 법한 이상한 조합품은 아닐까 의심했다. 그래야만 조금이나마 공평한 세상을 살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거봐, 괜한 문화 사대주의 같은 건 가질 필요가 없다고. 깐느라는 브랜드에, 그리고 유명한 감독들의 이름값 때문에 헬렐레 하면서 달려드는 건 역시 쪽팔리는 일이잖아. 그러나 제 집안 잔치를 위해 만들었다는 이 짤막짤막한 필름 쪼가리 모음집은 문화적 왜소감에 시달.. 더보기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 2007) 명성에 비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작품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란 현대사의 질곡이 마르잔 사트라피 개인의 성장사 안에 갖힌 느낌이랄까요. 물론 한 개인의 성장사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투영하는 것은 그리 낯설지 않은 서사 방법이긴 합니다만 의 경우 주인공의 출신 배경 - 왕족 출신의 부유하고 민주적이며, 특히 일찌감치 서구화된 집안에서 경험한 바에 불과하다는 인식의 한계를 지적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들을 솔직 담백하게 회술하는 동시에 섣부른 낙관을 단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작품의 진정성을 인정할만 합니다만 좀 더 거시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서술해주는, 차라리 픽션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기선 못살겠다고 외국으로 나와 살고 있는 .. 더보기
너를 보내는 숲 (殯の森, 2007) 죽음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 대부분은 사실 삶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곤 합니다. 도 그런 영화들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는 일본의 전통적인 장례 풍습(우리나라의 상여 나가는 모습과 비슷하더군요)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죽음의 문턱에 이른 나이 많은 노인들의 요양원이 등장합니다. 두 사람의 주인공 시게키(우다 시게키)와 마치코(오노 마치코)의 삶은 더군다나 죽음의 그늘 아래에 놓인 인물들입니다. 33년 전에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남은 평생을 살아온 한 노인과 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젊은 여성의 자그마한 로드무비가 입니다. 요양원에서 환자와 간병인으로 만난 두 사람은 시게키의 죽은 아내의 묘를 찾아 산행을 시작하는데 고생스럽기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들을 지탱해주는 건 다.. 더보기
나는, 인어공주 (Русалка, 2007) 오랜만에 시사회로 영화 한 편 봤습니다. 관객 모니터링 시사회라서 영화 끝나고 설문지도 작성하고 그랬습니다. 5월 중에 개관 예정인 씨네큐브 이화(이대)의 개관 기념 개봉작이라더군요. 극장 관객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작은영화 전용관으로 가장 성공적인 입지를 다져온 씨네큐브의 상영관 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는 국내 첫 일본영화 전용관을 표방했던 CQN명동이 폐관하기도 했었잖아요. 이런 상황 속에서 오히려 씨네큐브는 자기 관객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있는 셈인데요, 하이퍼텍 나다, 스폰지하우스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 관객들이 좀 더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작은영화 전용관의 대표 주자로서 앞으로도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국내에서 작은영화 .. 더보기
어웨이 프롬 허 _ 삶을 이길수는 없는 것 어웨이 프롬 허 (Away From Her, 2006) 삶을 이길수는 없는 것 이미 각종 영화제(정작 모두의 예상을 뒤없고 아카데미에서는 수상하지 못하였지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한 영화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한 여인과 그의 남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우리나라에 개봉은 늦어졌지만, 그래도 적은 영화관에서나마 만나볼 수 있었다(적어도 서울에서는 2군데 뿐인가 보다). 개인적으로는 세대가 아니기에 과연 의 '라라'가 어떻게 변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발동하기 보다는, 오히려 노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인생에 황혼에 접어든 노년의 인생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 영화의 메시지에 더욱 끌렸었다. (스포일러 있음) 우리영화 가 그랬듯이, 이 영화도 알츠하이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