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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로커] 전쟁에 중독된 이들 영화는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The rush of battle is often a potent and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라는 오프닝으로 시작한다. 그 이후부터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임무 수행중인 폭발물 제거반 EOD의 모습이다. 이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팀장을 잃게 되었는데, 이들 팀에 제임스라는 팀장이 새롭게 부임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독단적이고 제멋대로인 행동은 팀원들을 종잡을 수 없게 만들고, 때로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제멋대로인 성격과는 달리 제임스는 폭탄 837개를 해체한 베테랑이었고, 영화는 이들이 폭탄 해제 임무를 맡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면서 .. 더보기
[책] 나는 치즈다 - 로버트 코마이어, 김연수 옮김 가볍게 읽을 책을 찾아 도서관을 뒤지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옮긴이 때문이었다. 책 이름은 전혀 끌리지 않았지만 제목 밑에 써진 '김연수 옮김'이라는 말에 집어들고 말았다. 김연수 작가가 번역도 한다고 들었지만 이렇게 실제 책으로 접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2년 전 본격적으로 책을 습관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 때 지치지 않고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좋은 책들을 연달아 접하면서 책 읽는 즐거움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에 '정말 재밌고 좋다!' 라는 느낌을 받은 책의 절반은 김연수 작가의 추천 책이었다. 그 이후 김연수 작가가 쓴 책이라면, 그가 추천한 책이라면 아무런 의심없이 집어들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어김없이 이 번 책도 만족이었다. 한.. 더보기
런웨이에 선 왕가위(싱글맨, 2009) 디자이너 톰 포드의 영화 데뷔작 은 그가 어떻게 쇠락하던 구찌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는지 알려주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섹시하고 매끈한 고급 수트와 드레스, 단정하면서도 핫한 셔츠와 자켓을 입은 콜린 퍼스, 매튜 구드, 니콜라스 홀트와 줄리안 무어는 관능적이고 도발적이면서도 몹시 우아하고 아름답다. 우메바야시 시게루의 음악, 몇몇 장면과 색채, 편집이 때때로 왕가위를 떠올리게 했지만, 왕가위의 난해하지만 매혹적인 영화보다 훨씬 더 흡인력이 떨어지는 것은 이 영화가 마치 화려하게 장식한 매끈한 모델이 빈틈 없는 워킹으로 강렬하게 어필하는 런어웨이의 멋진 의상처럼 지나치게 시크하고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인상적일 수밖에 없는 건, 완벽한 모습으로 생을 끝내고자 시도하나 끝끝내 실패하고 예상치도 못.. 더보기
춘천에서 뭘 또 그렇게까지 아무 계획없이 극장으로 갔다 접한 이 영화는 참 즐거운 영화였다. 영화 소개 중에 한 단어만 보고 주저없이 이 영화를 골랐다. 춘천, 낭만과 예술의 도시라고 말하기엔 조금 부족한 느낌도 들지만 확실히 춘천은 낭만과도 어울리고 예술가들에게도 인기있는 곳이다. '영화, 한국을 만나다.' 춘천을 배경으로 한 두번째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건 「삼거리 극장」의 전계수 감독이었다. 전계수 감독이 춘천에서 풀어낸 한 남자의 여행기는 즐거웠다. # 시놉시스 춘천은 뭔가 사람들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구석이 있어요 그래서 여기는 예술가들이 많이 살아요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화가 찬우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춘천으로 향한다. 고즈넉한 풍경이 마음에 들어 충동적으로 기차에서 내린 그는 우연히 김.. 더보기
브라더스 _ 토비 맥과이어마저 변화시킨 그 것 브라더스 (Brothers, 2009) 토비 맥과이어마저 변화시킨 그 것. 일찌감치 지난해 하반기 기대작이었던 짐 쉐리단의 '브라더스 (Brothers)'를 조금 늦었지만 개봉하여 만나볼 수 있었다. 짐 쉐리단은 일찍이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함께한 '나의 왼발 (1989)', '아버지의 이름으로 (1993)'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 감독이었는데, 좀 의외였던 50센트 주연의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인 (2005)'이후 오랜만에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역시 포스터를 채우고 있는 세 명의 배우 때문이었다. 피터 파커 토비 맥과이어와 나탈리 포트만 그리고 제이크 질렌할까지. 이 세 명의 배우만으로도 적어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은 되겠구나 싶어 보게 된 '브라더스'는,.. 더보기
[책] 연애 소설 읽는 노인 - 루이스 세풀베다 한 장, 두 장 넘기던 책장을 순식간에 다 넘겼다. 길지 않은 책이지만 여운은 길다. 제목만 봐서는 한적한 시골의 안락의자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희끗한 머리를 날리며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게 웬걸, 연애 소설읽는 노인은 밀림이 우거진 아마존에 살고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 노인만큼 억세다. " 개발이라는 미명을 내세운 인간들에 의해 그 처녀성을 유린당하고 있는 아마존을 위한 서사시. " 옮긴이의 말로 간단히 요약되는 이 책은 분명한 선과 악의 구분 그리고 영화 「아바타」와 같은 단순한 테마와 플롯으로 쉽게쉽게 읽힌다. 이 책을 읽으며 '아바타'가 유독 많이 겹쳐 보이는 것은 외부에서 아마존으로 이주해 온 노인이 아마존의 원주민 수아르족에게서 살아가는 법과 대자연에 대해 배워가는.. 더보기
[작은 연못] 노근리 사건을 기억하나요? 작은 연못 이상우 감독, 2009년 부끄러운 자기반성이 만들어내는 눈물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김민기의 ‘작은 연못’은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모순된 감정으로 처연함을 남기는 노래다. 동화처럼 시작해 비극적으로 끝나는 노래 가사는 정겨운 멜로디에 녹아들어 서글픈 마음을 가슴 속에 새겨 넣는다. 은유적인 가사가 지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 때문에 정치적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작은 연못’의 과거를 떠올려보면, 노근리 사건을 소재로 한 의 제목이 이 노래에서 비롯된 것도 우연은 아니다. 그 자그마한 연못에 살던 예쁜 붕어 두 마리는 어디로 갔을.. 더보기
[참새들의 합창] 가난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땀과 눈물 1997년에 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었던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작품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2년 전 쯤인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그의 2008년작인 은 포스터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서였는지 관객들에게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금방 종영되어 버렸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란 영화들이 보통 그러하듯이 단순하다. 이란 어느 마을에서 가난한 삶을 꾸려가던 한 가족, 시험을 앞둔 청각장애인 큰딸의 보청기가 고장이 나자, 온 가족은 비상이 걸린다. 타조 농장에서 일하는 일꾼인 아버지는 엄청난 보청기 수리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애써보지만, 설상가상으로 타조 농장에서 타조 한 마리가 도망을 가는 바람에 해고까지 당한다. 누나의 보청기를 고장낸 데 일조를 한 남동.. 더보기
기리노 나쓰오, <아웃>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은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은 '그로테스크'라는 책이었다. 커리어 우먼이었던 한 여성이 매춘부로 이중 생활을 하다가 살해당한 사건을 토대로 여성의 심리나 악의를 묘사한 그녀의 서늘한 필체를 읽으면서 인간의 어두운 면에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 읽은 '아웃'은 그녀의 대표적인 소설 중 하나인데, 그동안 읽을 기회가 없다가 최근에 책을 접하게 되었다. 두 권의 제법 두꺼운 분량이어서 처음엔 천천히 읽어가다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뒤바뀌는 2권에 이르러서는 거의 하루만에 책을 읽고 말았다. 과연 그녀의 대표작 답게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여성의 심리를 으스스하게 그려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웃'은 도시락 공장에서 야근 근무를 하는 네 명의 여성의 일상을 .. 더보기
[브라더스] 전쟁이 만들어낸 두 형제의 엇갈린 운명 브라더스 (Brothers) 짐 셰리던 감독, 2009년 배우들의 열연으로 빛을 발하는 영화 가족처럼 정겨우면서도 가족처럼 지긋지긋한 게 어디 있을까. 피로 연결된 친밀한 관계지만 그 친밀함이 때로는 서로의 발목을 잡으며 가족이라는 관계 속에 깊은 골을 새겨 넣기도 한다. 샘(토비 맥과이어)과 토미(제이크 질렌홀)가 바로 그런 형제다. 형 샘이 해병대 출신 아버지를 따라 훌륭한 군인이자 어엿한 가장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 때, 동생 토미는 교도소를 들락날락거리며 눈엣 가시마냥 온 가족의 외면을 받는다. 같은 핏줄을 이어받았음을 믿기 힘들 정도로 너무 다른 두 형제. 그러던 어느 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파병된 샘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두 형제의 운명은 비극적으로 엇갈리기 시작한다. 전쟁은 어떻게 .. 더보기
그녀에게 (She Came From / 김성호 감독, 2009) 는 여러 면에서 ‘영화, 한국을 만나다’ 프로젝트의 다른 작품들과 차별되는 부분이 많은 영화다. 이전 작품들이 각 도시의 지역성을 영화적인 형식으로 담아내는데 초점을 둔 것과 달리, 는 부산의 지역성보다는 영화 자체의 스토리텔링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부산에 내려온 영화 감독과 시력을 잃어가는 병을 앓고 있는 전직 사진작가, 그리고 기억을 지우는 여행을 하고 있는 미지의 여인 등 영화는 각자 나름의 과거를 지닌 세 인물의 이야기를 현실과 허구의 흐릿해진 경계 속에서 펼쳐나간다. 중첩되고 반복되는 이미지를 통해 흐릿하게 오버랩되는 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영화는 궁극적으로 한 사람에게 새겨진 ‘기억’의 흔적이 어떻게 그 사람의 삶을 얽매는지를 이야기한다. 쉽게 정리하기.. 더보기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오늘 밤, 우리는 로큰롤 스타! 반드시 크게 들을 것 (Turn It Up To 11) 백승화 감독, 2009년 로큰롤의 힘, 한국 인디신의 기록 영국의 록 밴드 ‘오아시스’는 노래했다. “나는 빛나는 별을 위해 내 인생을 살고 있어. 사람들이 그러더군. 그건 시간 낭비라고... 내 머리 속에서 내 꿈은 현실이야. 이제 너는 내가 느끼는 방식을 걱정해야 할 걸. 오늘 밤, 나는 로큰롤 스타야.” 한 손에 기타를 들고 수많은 관객들이 모인 화려한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그야말로 눈부신 록 스타의 꿈. 그러나 록 음악의 불모지와도 같은 대한민국에서는 단 한 번도, 로큰롤 스타가 등장한 적이 없었다. ‘이 빌어먹을 나라에는 로큰롤 스타가 필요하다.’ 선언과도 같은 자막으로 시작하는 은 록의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로큰롤 스타를 꿈꾸며 살아가는 .. 더보기
캔슬된 거리의 안내(요시다 슈이치, 도시여행자) '도시여행자'라는 제목으로 나왔길래, 여행 에세이라고 착각하고 잘못 사버렸다. 책소개도 어딘가 그런 느낌이었는데라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에게 줘버릴까 하다가 표지가 인상적이어서 그냥 읽기 시작했다. 커버를 벗겨내자 하드커버 위의 펼쳐진 아마도 어디에도 없을 도시의 지도가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아련함을 불러일으켰는지도. 일본 소설 특유의 (나로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말랑말랑함이 하루키와 한번도 끝까지 읽어본 적 없는 에쿠니 가오리를 반반 섞어놓은 느낌이었달까? 길이도 짧고 글자도 크고 여백도 많고 그다지 보고자 하지 않았으나 눈에 띈 오탈자와 띄어쓰기 실수와 더불어 페이지마다 잊지 않고 등장하는 외로운 한 글자 문장이 좀 불만스러웠지만 그래도 금세 다 읽어버렸다. 문고판이었다면 이렇게 불만족스럽지는 .. 더보기
허트 로커 _ 왜 그들은 그곳에 가야만했나?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왜 그들은 그곳에 가야만했나? 제임스 카메론과 에 관련된 영화 외적 이슈들은 너무 많이 언급이 되었으니,여기서 또 언급하지는 않겠다. 개인적으로는 를 누르고 아카데미를 수상해서가 아니라 등 이른바 '남성영화'에 탁월한 재주가 있는 여성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 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계속 미뤄지는 국내 개봉 탓에 혹시 개봉을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들 때쯤, 아카데미 시즌이 한참 지나고나서야 겨우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도 물론이지만 같은 작품을 보면 도저히 이 작품을 여성 감독이 만들었을 것이라고는 쉽게 믿기 어려운 정도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라크 전을 다룬 영화였음에도 '제대로 묘사나 할 수 .. 더보기
하하하 _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철학적 놀이 하하하 (夏夏夏, 2010)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철학적 놀이 그랬다. 일단 이것저것 복잡한 것을 떠나서 홍상수 감독의 열번째 장편 영화 '하하하'는 나에게 있어 술을 부르는 영화였다. 참고로 그의 전작 '잘알지도 못하면서'는 그해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라는 슬픈 국환 때문에 차마 글을 남기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나름 술 한잔을 더해가며 글을 가져가게 되었다. 최근 15주년 기념 버전으로 발행된 '씨네 21'이 특별히 홍상수 에디션을 내어놓은 것도 그렇고, 일반 대중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홍상수가 대세라고 할 정도다. 사실 나는 예전 홍상수 영화에서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 편이었다. 특히 '여자는 남자의 미래.. 더보기
뛰고 뛰고 뛰어오르고 그러다 떨어져도 또 뛰고, 이것이 대니 보일이다! 대니 보일의 이나 과 를 뺀 구스 반 산트의 청춘영화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은 나는 빈민가는 알지만 약쟁이 청춘는 모르기 때문이었다. 영화의 성공스토리조차 픽션 같았던 는 ‘종교적(written)’이고 (영화와 소설로) ‘허구적(written)’인 동시에 (짜고 치면서도 리얼 프로그램이로 자칭하는 퀴즈쇼처럼) ‘미디어적(written)’인, 그야말로 대니 보일 영화다. 가난한 마이너리티로 태어난 형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짐이라 서로를 부담스러워하고 필요할 때면 이용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배신하지 않는다. 그것이 아마 혈연이라는 끈질긴 인연일 테다. 빈민가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하는 아이들은 딱 이 형제 같은 타입이다. 영리하고 거침없거나 또는 고집스럽고 성실하거나. 그리고 이 영화의 매력은 .. 더보기
공기인형 (空気人形, 2009)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공기인형'은 사람의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기인형이 '마음'을 갖게 된다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영화이다. 마치 인간의 숨결을 불어넣은 것처럼 어느 날 바람에 의해 인간처럼 일어난 공기인형은 자신 앞에 펼쳐진 세상을 돌아보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려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신이 공기인형이란 자각을 갖고 있는 노조미가 자신의 몸에 그어진 줄을 지우려고 노력하면서 스스로 인간이 되려고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노조미를 바라보며 그녀가 공기인형이란 사실을 자각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노조미의 주인 히데오 그리고 그녀의 정체를 알게된 비디오점 직원 준이치를 제외하면 마을의 사람들은 노조미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그녀가 인형이란 것을 판단하지조차 못한다. 영화는 .. 더보기
천경우 사진전 'Being a Queen'_ 여왕을 통해 나를 바라보다... 푸르른 5월이 막 시작되던 얼마 전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천경우 사진전 ‘Being a Queen’전을 다녀왔다.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천경우 작가는 주로 유럽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Being a Queen' 시리즈는 덴마크 정부의 초청을 받은 프로젝트라고 한다. 이번 천경우 사진전을 기념하여 한국국제교류문화재단 문화센터에서 전시기념 특별영화제로 덴마크 영화와 왕실관련 영화도 무료로 상영 중이라고 한다. 5월 한 달 동안 상영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좋은 기회 놓치지 마시길... ㅎㅎ 유익한 정보를 얻고 드디어 나는 전시 관람을 시작하였다. 'Being a Queen' 은 말 그대로 여왕이 되어 보는 것이다. 자신이 여왕과 닮았다고 믿는 덴마크 사람들이 .. 더보기
George Winston - Love Will Come: The Music of Vince Guaraldi Volume 2 조지 윈스턴의 'Love Will Come'은 미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인 찰리 브라운의 배경음악을 담당했던 빈스 과랄디(Vince Guaraldi)의 음악을 재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사실 조지 윈스턴은 이전 앨범인 'Linus & Lucy' 에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을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 역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그에 대한 애정을 앨범으로 표현하고 있다. 앨범의 부클릿에 적혀 있는 영어 글을 형편없는 독해력으로 대충 훝어보니 그가 처음으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을 접한 것은 TV에서 방영한 찰리 브라운의 배경음악에 쓰인 재즈 곡이었다고 한다. 원래 조지 원스턴은 오르간 연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71년 이후 피아노 솔로 연주로 자신의 진로를 바꾼 과정에서 빈스 과랄디의 음악이.. 더보기
하하하 (夏夏夏 / 홍상수 감독, 2009) 통영으로 두 남자가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사람들을 만나며 같은 공간을 스쳐 지나가지만, 단 한 번도 서로를 마주하지 않는다. 한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대구를 통해 영화적인 의미를 만들어냈던 전작들과 달리, 에서는 두 주인공의 과거를 교묘하게 병치시키며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홍상수 영화가 더욱 유머러스해졌다”는 말이 언젠가부터 그의 영화를 따라다니고 있지만, 그것은 홍상수 감독이 영화에 유머적인 코드를 더했음을 뜻하는 말은 아니다. 다만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더욱 관조적이고 여유롭게 변했을 따름이다. 역시 전작 못지않게 여유롭고 유머러스하지만, 변함없이 사색적이기도 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을 하니까 삶이 피곤한 것이라고 말했던 홍상수 감독은 이번에는 남의 .. 더보기